신·구약 성경 전체를 보면 하나님은 믿는 사람의 가족들을 모두 구원하기 원하실 뿐 아니라 또 그렇게 하실 수 있다는 진리가 생생하게 나타나있다. 가족과 함께 방주에 들어간 노아나 유월절 저녁에 어린양을 취한 유대인들, 여리고 성이 함락될 때 가족과 함께 구원받아 믿음의 선진으로 그 이름이 기록된 라합의 예가 그러하다.
교회에서 순모임할 때의 일이다. 누가 보기에도 초신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예배에 참석했다. 반갑게 인사한 후 어떻게 교회에 나오게 되었느냐고 묻게 되었다. “일년 전에 동서를 맞게 되었어요. 동서가 온 후로는 집안에 온기가 넘치고 훈훈해졌어요. 얼마나 조신하고 신실하며 겸손한지…. 마음이 따뜻하고 두루두루 인간관계도 잘 하는 동서가 신기해서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나 참 궁금했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동서가 예수를 믿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 예수믿으면 저렇게 되나 보다.’ 하고 나도 예수를 좀 믿어 보려고 교회에 오게 되었는데 잘 좀 가르쳐주세요.”라는 것이었다.

너무 놀랐다. 그 동서라는 사람은 요즈음 보기 드문 예수 향기 날리는 인격의 소유자임이 틀림없었다. 사실 동서지간이라는게 그렇게 좋은 사이만은 아니다. 부모의 눈치를 살피며 더 사랑받기 위해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벌일 것이고 서로 시샘도 하고 남편 형제들과의 비교 의식도 만만찮았을 것이다. 그런데 아랫동서는 삶을 통해 예수님을 증거하는 전도자가 되었다. 아무 말 없이 이렇게 증거하는 일이 실제로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들은 알고 있다. 그래도 끊임없이 행위로 본을 보이면 예수 향기를 풍겨 예수 믿게 하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다.

실력 있는 사람이 먼저 해야 하는 것
한번은 N장로님께 우리 부부의 가정 사역에 관한 강의 테잎을 드렸다. 장로님은 자기 교회의 여집사에게 그것을 주었다. 한달 후, 장로님을 만났더니 우리 덕분에 대접을 잘 받았다며 감사하다고 했다.
나중에 듣게 된 얘기로 그들은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갈등이 아주 심한 부부였다. 한집에 살지만 남남처럼 별거하고 있었다. 아내는 교회에 열심이었으나 남편은 다니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장로님이 그 테잎을 주면서 집사님도 듣고 남편에게도 주어서 듣게 하라고 했다. 한달쯤 지난 후 그 여집사님이 장로님을 초청했다. “그 테잎을 듣고 우리 부부가 화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틀렸다고 싸웠는데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니, 엉킨 실타래같이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갈등이 풀렸습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해서 저녁을 대접한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남편의 입장을 헤아려주니 자연히 남편도 변화되고 아내 따라 교회에도 나오게 되었다. 이제 두 부부는 주일 낮 예배는 물론 주일 저녁 예배, 수요 예배까지 나온다. 남편은 아내가 변하는 만큼 변한다.

우리 가정사역문화원의 강의 제목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용서도 실력이다”,“이해도 실력이다”, “배려도 실력이다” 누가 먼저 용서해야 하나? 실력있는 사람이다. 기도많이 하는 사람, 성령 충만한 사람이 먼저 용서해야 한다. 사랑도 실력이다. 믿지 않는 가족이 있다면 기도하는 사람이, 성령 충만한 사람이 먼저 사랑하고 이해하고 배려해 주어야 한다. 그럴 때 상대편도 감동을 받게 되고 믿지 않는 내 가족이 감동을 받아 주님 앞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결단이 필요하다.
나는 우리 집에서 첫 번째로 예수님을 믿었고, 남편도 그의 집에서 제일 처음 예수님을 믿었다. C.C.C.를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된 것이다. 우리가 결혼했을 때는 믿음의 조상이 되어야겠다는 야무진 마음도 먹었다. 그러나 5남매 중 막내인 남편은 집안의 대소사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어릴때부터 전래의 토속 신앙을 고수하시던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큰아주버님과 동서가 가정의 전통을 따라 차례와 조상들 제사에 정성을 쏟곤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가정 복음화를 놓고 기도하면서 한분 한분 전도했다. 둘째형님과 셋째형님이 먼저 믿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일 큰형님이 너무 완강히 반대했다. 결단이 필요했다. 어느 추석이었다. 비록 막내이긴 했지만 계속 끌려 다니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형님이 차려 놓은 제사상을 남편과 함께 그대로 방에 들여다 놓고 예배를 드렸다. 모두 모였지만 큰형님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제사를 지내려고 준비했는데 예배를 드리니깐 너무 화가 나고 허망하고 괘씸하기고 하셨는지 다른 방에서 울고 계셨다.

그러나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밀고 나갔다. 한분은 빠졌지만 우리는 감격스럽게 예배를 드렸고, 형님의 영혼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고 새해가 되어 올라오신 큰형님 내외분은 반가운 얼굴로 “나, 교회에 나가지 시작했고 새벽기도까지 나간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전혀 예수 믿을 것 같지 않던 분이 이렇게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코끝이 시튼해지고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새해 첫날 온 가족 30여명이 모여 힘차고 감격스러운 찬송으로 예배를 드렸다. 마지막 후렴을 부를 때는 형님도, 우리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금은 오히려 “내가 예수님을 안 믿었다면 어쩔 뻔 했냐”며 기뻐하신다. 삶의 기쁨되시는 주님을 영원토록 찬양한다.

– 김영숙 가정문화원원장(yskim118@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