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너무나 아름답다.
연초록 잎들이 점점 푸르름을 더해가는 것이  마음을 활짝 개이게 한다.
4월 한 달을 감기를 달고 살았더니 5월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나 보다. 웬 감기가 그리 심한지 자리까지 보존하며 끙끙 앓는 내가 안돼 보였나 보다. 남편이 걱정스레 이마를 짚어보며 이것저것 챙기는 품이 아내가 누워 있으니 자기가 불편한 것이 많아서  나한테 그런걸까 생각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마 나는 남편의 의도를 왜곡하고 있을 거다. 진심으로 아내를 걱정해서 그러는 건데 말이다. 도무지 부엌 드나드는 것을 어색해 하는 남편이 냉장고를 열어 보기도 하고 김치냉장고도 들춰 보며 무언가를 찾아 아내에게 먹을 거라도 주고 싶었을 텐데 부엌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진작 부엌이 어색하지 않도록 도와줄걸 그랬지? 자기도 언젠가는 스스로 밥을 해서 차려 먹어야하고 혼자 설거지 하고 자기 치닥거리를 해야 될 때가 오면 어쩌나?
나 살아 있을 때, 아직은 건강 할 때 자기 혼자 주변을 수습 할 수 있는 것 정도는 해야 할 텐데. 이런 생각이 바쁘게 오갔다. 뿐 만 아니라 만약에 나를 돌보아야 될 때가 있게 되면  그때는 어쩔까
그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요즘 내가 남편에게 너무 함부로 하지 않았나 하는 미안한 마음이 슬그머니 일었다.
“여보, 내가 이렇게 밥 해주니 좋지? 마누라가 있으니 얼마나 좋아?” 이렇게 말하곤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내 맘이 순해 졌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여보, 나랑 같이 밥 먹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포도를 너무 좋아하는 남편은 포도를 앞에 놓으면 아무도 안 보인다. 양손으로 번갈아가며 입에다 넣기 바쁘다. 그런 남편을 향해 나는 또 한마디 한다.
“거, 나도 입이거든.”
이 말을 듣는 순간 남편은 벌써 입맛 다 달아나고 손을 탁 놓는다. 이젠 이렇게 말한다.
“여보, 나도 먹게 조금 남겨 놔 줘요.” 끝에 약간 콧소리 까지 섞어서. 그랬더니 남편이 머쓱이 웃으며 “어, 미안 . 그래 당신도 먹어.”
조금만 생각을 바꿔 보면 훨씬 부부관계가 부드러워진다는 걸 많이 깨달은 감기였다.
부부는 불편한 대화로 서로 갈등도하고 싸움도 한다. 너무 자기 중심적이어서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다.
말할 때 힘만 조금 빼고 부드럽게 한다면, 약간의 애교를 섞는다면 금상첨화다.
순한 말은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지고 희망과 평안과 자유로움은 준다.
“괜찮아, 여보. 당신 마음대로 한번 해 봐요.”
“알았어. 이해가 되네.” “난 누가 뭐래도 자길 믿어.”
“당신만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둘이 하나 된다는 의미로 21일로 정했다. 하나 되는 일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이 배려하고 이해하고 연습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푸른 5월 여러분의 가정도 늘 푸르고 힘찬 행복을 누리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