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왜 이렇게 머냐?

어머니는 3남 3녀를 두었다. 며느리도 셋, 사위도 셋이니 화목한 집안이다. 홀어머니로 억척스레 자녀를 키웠다. 다 훌륭하게 자라 남부럽지 않았다.
어머니는 큰 아들 내외가 30여년 다되도록 모셨다.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
어머니의 치매는 시작되고 깊어지고 있었다.
큰 며느리가 덜컥 암에 걸렸다. 모시기가 힘들게되었다.
둘째 아들네, 셋째 아들네가 한달씩 모셔보았다. 그러다가 다시 큰 아들네로 오게되었다.
그런데 조금 차도를 보이던 큰 며느리가 그만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또 다시 딸네로 아들네로 보내졌다.
아무도 모실수가 없었다. 아니 모시지를 못했다.
의논 끝에 어머니를 요양시설에 보내기로 결정하고 홀로된 큰아들이 어머니를 차에 태우고 요양시시러로 가는 중이었다.
병원에 가신다고 모시고 나온 것이다.
“얘야, 병원이 왜 이렇게 머냐?”
평소보다 병원길이 멀다고 생각하신게다.
아들의 가슴이 찢어진다. 내 생전 이런 불효를 하게 되리라고 생각 조차 해본적이 없다.
어머니는 혼자서 여섯남매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고 다 키워냈다.
그런데 여섯남매는 어머니 한분을 모시지 못했다. 옛말 그르지 않다더디 정말 맞는 말이다.
어머니는 “무엇”이고 자식은 “무엇”인가.
우리는 첨엔 자식이었다가 후엔 어머니가 된다.
내리 사랑이라 했던가 자기 뼛속에서 나온 자식이기 때문에 뼈를 녹여가며 카워내지 않았는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저 잘되기만 기도하면서.
그런데 부모가 힘있고 건강하고 돈까지 넉넉하면 효자 아닌 자가 누구일까 그러나 힘없고 병약하여 아무런 영향력을 줄 수 없을때 그때야말로 부모님께 사랑을 드리는 것이 제일 필요하다.
작년 신문기사에 어느지역에 갑자기 효자 행렬이 줄을 이었다고 했다. 행정수도를 옮긴다고 정부에서 그곳땅을 매입한다니까, 농사짓던 땅과 살던 집에 대해 보상금이 나올거니까 갑자기 부모님을 찾아뵙는 instant효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오늘 나의 부모님이 정말로 필요하신 것이 무엇일까? 알고 계산가?
나의 부모님의 필요에 대해 우리는 무감각하다.언제나 그곳에 계신분.
붙박이 처검 그저 자기의 진이 다 빠지도록 우리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셨는데.
이제 내 어머니를 돌아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부모에 대한 효도의 방법은 다양하다.
요즘 효도는 돈만있으면 돈으로 효도하는 세상이니 정성도 사랑도 없이 형식적인 효도로 부모에 대한 효도가 걸리적 거리는 장애물이 되고 마는 현실이다.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은 아까와 하시며 자식 입에 들어가는 걸 보며 배부르다 하신 어머니.
눈물겨운 부모님의 은혜를 안다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은혜를 다 잊었다면 기억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이제 부모 은혜 알고 섬기려 하니 돌아가셨다고 나처럼 애통해 하지 말고 계실 때 잘섬겨 마음에 큰 기쁨을 누려보자.
가뜩이나 기죽고 눈치보고 사는 부모님들이다.

가정문화원 원장 김영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