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습니다…
– 05.09.15 3:47
전 43세로 결혼한지는 18년 이며 아들 둘이 있습니다.
현재 45세인 남편과는 제가 25세때에 중매로 결혼 했지만 무척 믿음직하고 다정한 사람이어서 미국으로 다니던 직장도 접고 유학을 오는것도 따라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다혈질 적인 면이 있어 초창기 미국생활시 제게 폭력을 심하게 쓴 적이 있었고 그때문에 남편이 두렵기도 하고 밉기도 했지만 그런데로 잘 지내던 중 2,3년 전에 시동생이 이혼을 하면서 한국에서 사시던 시부모님이 저희집 근처에서 시누이 딸 유학 뒷바라지겸 시동생과 함께 사시기 시작하면서부터 제게는 말도 못하는 본격적인 고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시부모님은 부부사이가 무척 안좋았지만 시부님이 연세가 드시고 난후에는 조금 나아지신것 같고 전 손위, 손아래 두시누이의 심한 참견과 인격적 모욕으로 시집식구와 거의 연락을 끊고 있는 상태였고 남편은 나름데로 절대 불효자는 될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시댁 식구를 나름 챙기고 있었습니다.
시부모님께서는 장남인 제 남편보다 시누들을 무척 챙기시고 사이가 좋으셔서 계속 한국에서 잘 지내리라 여겼었는데 아들들과 사시고 싶으셨는지 무척 아끼시는 외손녀 공부때문인지 하여튼 미국에 오셨어요.
처음에는 남편이 시댁 식구들이 근처로 오는걸 일년동안이나 숨기더니 나중에는 딴주로 이사가자고 했었지만 고교생인 아들 때문에 차마 이사를 못 가고 있었는데
남편은 주말마다 2시간 거리의 시댁에 가고 또 적자투성이 사업을 하면서도 저몰래 돈를 시부모님께드리고 하더니 급기야는 제게 이혼하자고 하더군요.
시부모님이 근처에 오시기 전에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던 일이었죠.
친정식구나 별로 아는사람 없는 이곳에서 남편 하나만 믿고 힘겹게 두아이를 기르고 있는데
주말마다 아니 주중에도 시집에 일이생기면 만사를 제치고 달려가는 모습을 볼때마다 가족활동이라고는 없는 우리 가정에서 자라는 제 아들들이 딱하고 불쌍하더군요.
시부모님은 제아이들이 어릴때부터 첫 손주였던 시동생의 아이와 차별이 심하시고 또 아이들이 생긴게 저를 닮았다고 별로 안이뻐 하시더니 몇년전 한달동안 저희집에 놀러 오셨을때 큰아이의 뺨을 여러대 때리고 하신데다 자랄때 무척 많이 맞고 자랐다던 남편도 아이들을 성에 차 하지 않고 벌컥 화를 내기도 하고 때리기도 하고 해서 제가 아이들도 시집에 보내지 않고 있었습니다.
식구야 어찌되었건 시집에 자주가는 남편이 원망스러웠는데 되려 이젠 저랑 못살겠다고이혼하자고 심각하게 말하는 남편 때문에 그러자고 하고 막상 헤어지고 보니 제가 잘 못해준게 많은것 같고 힘도 들어 앞으로 당신이 원하는데로 맘편히 지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해선지 남편도 식구들에게 돌아와야겠다고 해서 한달만에 다시들어와 산지 지금 6개월 정도가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래 응큼한 구석이 있던 남편은 투자자들이 있다며 새 사업을 시동생과 벌리더니 그 다음부터는 저와 일체 상의없이 10만불하는 벤츠도 사고 이리저리 사람을 만나러 다니고 일을 벌리는것 같은데 저에겐 어디에 누굴 만나러 가는지 전혀 알려고 하지말라며 물어보지도 못하게하고 이메일 암호도 바꾸고 은행구좌를 사업을 핑게로 따로 관리하며 은행에서 오는 메일은 다 시집으로 가게 해놓고 여전히 아무때나 나가고 밤늦게 들어오며 아이들에게 조차 말을 한마디도 않걸고 잠도 매일 소파에서 자면서 이젠 마치 하숙집 드나들 듯하고 있습니다.
전 아무 말없이 밥차려주고 빨래 해주고 심부름해주며 지내고 있는데 다행인건지 생활비는 꼬박꼬박 주고 있고요.
지금 저는 이렇게 남편이 바라는데로 말한마디 안하고 살다보니 더 부부사이가 멀어지는것 같고 자꾸 회의가 듭니다.
밖에서는 더없이 신용이 있고 좋은사람인데 제가 하는 소리는 일체 다 잔소리로 치부해버려서는 저에게 속상한거 혼자서 다 삭히라고 남편이 말한대로 아무 소리 안하고 살면서 저 나름대로도 좋은소리 아니면 안하겠다 하고 살고 있었는데
6개월 넘게 계속 그렇게 해도 나아지는 기미없이 계속 멀게만 행동하고 잘지내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그 전 과는 많이 변한 남편이 참 실망스럽기도 하고 힘들어서 이젠 정말 깨끗이 정리해야하나 하는 갈등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잘 지내보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자꾸만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도 들고 남편이 참 이기적인 것 같아 이젠 정도 많이 떨어졌고요.
참 시집의 위력이 이리 대단한지 몰랐습니다. 아니면 자기식구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남편을 탓해야 하는건지요…
제가 만약 한국에 아직 살고 있었다면 상황이 더 않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주말마다 가서 자고 오고했지만 시집에서는 기본적으로 순종적인 일 잘하는 며느리상과 자꾸 비교하고 못마땅해 했으니까요.
시부모님이 미국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면 저희부부 아마 지금보다는 훨씬 잘 살고 있었을테고요.
근본적으로 아이들에게나 제게 벌컥 벌컥 화를 내고 화가나면 때리기도 하고 욕도 했던 사람이고 술을 좋아해서 늦게까지 이 미국에서 조차 술을 마시고 해서 갈등요인은 있었지만 제 의견은 많이 수렴했었는데, 지금은 어째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은 밖에서는 호인으로 통하고 있고 그사람에 따르면 제가 잔소리가 많아서 우리부부의 장애물은 바로 저랍니다.
참고로 전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남편보다는 성미도 좀 급하고 잘 참지 못하며 신경질도 좀 있는 성격이었어요.
시집식구들 때문에 자꾸 멀어만 지는것도 속상하지만 자꾸 제게 숨기려만 하고 제가 전과 다르게 잔소리를 안함에도 불구하고 저와 의논해서 뭔가 해결해 보려는 모습이 안보인다는 점이 더 절망스럽네요.
상담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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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힘겹습니다…
05.09.19 23:24
-별님에게
자매님의 고통스러운 마음에 공감을 하며 위로를 드립니다.
흔히 효자 남편하고 살기 힘들다고 합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가정문화 특히 삼강오륜은 부자유친 부부유별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부자는 유별하고 부부는 유친해야 되는데 말입니다. 특히 부모로부터 떠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부부가 하나가 되어야 오히려 부모에게 효도도 하지요.
남편이 너무 시가에 밀착되어 있는 것이 자매님께는 큰 고통이고 외로움이겠습니다.
그러나 소망을 가지고 노력하시기를 바랍니다. 조금만 변하면 문제는 풀릴 수 있습니다. 근방교회나 어떤 곳에 부부학교가 있으면 같이 참석하여 교육 받을 것을 권해 드립니다.
같이 교육 받으면 잘 못된 것을 서로 깨닫게 됩니다.
모든 부부들이 백인 백가지 사연과 이유와 상황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정답이 없습니다.
부부가 모두 다혈질적 성격이신가요? 두 분의 다혈질이 부딛치면 갈등이 심해지지요.
부모를 떠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싸울 때 부모나 피붙이를 거론하며 싸우면 인격의 손상은 물론 마음에 큰 상처가 됩니다.
또 남자는 아내로부터 무시 당하거나 존경을 받지 못하게 되면 자존감도 상하고 모든 것이 청개구리 같은 마음에 억울한 심정이 되지요.
두 분 모두가 상처가 있습니다.
부부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용납하고 용서해야합니다. 책임을 상대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으로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잘못한 것이 없더라도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고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힘들겠지만 고백해 보세요.
이혼은 더더욱 큰 고통이 따릅니다. 이혼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또 다른 고통의 시작입니다. 본인들에게 충격은 물론 자녀들에게도 부부가 자녀를 양쪽에서 잡고 찢는 것과 같은 충격입니다.
남편을 또 다른 아들 하나 돌보는 심정으로 안으십시오.
남자들이 강한 것 같지만 모성 같은 사랑 앞에 성인 어린 아이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남자가 머리라면 여자는 목이라고 하는 얘기 들어 보셨지요. 남자는 때로 여자하기 나름 일 수 있습니다.
힘들어도 시댁 어른들도 마음속에서부터 용서하시고(겉으로 내가 어머니와 시댁 식구를 용서한다고 소리 내어 말하면 정말 큰일입니다. 이것은 마음속에서만 해결 할 것입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품으시고 좀 더 잘해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운 사람을 사랑하십시오. 힘드실 것입니다. 그러나 가정을 잃는 것 보다는 덜 고통스러우실 것입니다. 내가 변하면 배우자가 변하고 가정이 변합니다. 치유와 회복이 이루어져 승리하시기를 바랍니다.
-가정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