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에는 위기가 있게 마련이다.

첫 번째 위기가 사춘기라면 중년기는 두 번째 위기이다.

결혼생활에서도 중년기는 위기다.

중년은 보통 30대 후반부터 60 초반을 말한다.

이 때가 되면 사람들은 “내 몸이 예전 같지 않네. 이렇지 않았는데…”라는 말을 입에 올리기 시작한다. 나도 40 이 되었을 때 “아!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더 적게 남았구나.” 이런 자각이 생겼다.

중년기는 왠지 의기 소침해 지고 불안해 지며 자기연민이 생기게 된다. 자신만만하던 인생이 이제는 인생의 고달픔도 알게 되고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면 어쩌나 하는 허무감도 생긴다.

여자도 중년기는 비슷하다. Self Image가 낮아지고 의욕도 저하된다. 길거리의 젊고 화사한 여자들과 비교해 봐도 어쩐지 위축이 된다. 이런 현상은 나만이 아니라 누구나 다 겪어 내야하는 과정이다.

중년기의 생물학적인 특징으로는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고 (메모하지 않으면 다 잊어버리고 메모한 것조차도 잊어버리기가 다반사다.) 정신력도 떨어지고 근육도 허물어진다. 체중 증가로 배둘레햄이 증가하고 머리카락도 빠진다. 몸도 추웠다 더웠다해서 옷을 입었다 벗었다를 자주한다.

심리적 타격도 크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아! 저 여자 누구야,” 하는 생경스러운 마음도 든다. 뭐 하나 해 논 게 없는데 벌써 이렇게 되었나 하는 자기 연민도 생긴다.게다가 아이들의 반항기와 겹쳐서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사회 생활에서도 소외감을 느낀다.

요즈음 너무 뒤떨어지는 거 같아서 전자 신문을 구독 신청했다.

아이쿠! 그런데 무슨 말인지 삼분의 일도 못 알아듣겠다. 도대체 말귀를 알아들을수가 있어야 신문을 읽지 . 그래서 서너 달 보다가 끊었다.

하다 못해 신문 광고도 다 못 알아들으니어찌하랴? 오죽하면 “뭐? 돼지털?” 하는 광고 카피가 나왔겠나. 점점 모르는 것이 많아진다.

지금은 우리가 모두 편리하게 쓰는 세탁기를 막 쓰기 시작할 때였다. 우리 할머니께서는 손빨래를 하셨다. 그래서 사용법을 가르쳐 드리면서 이거 정말 편리하다고 설명을 드려도 “ 야야! 나는 무섭다. 마, 손으로 빠는 게 깨끗하고 운동도 된다.” 그러셨다.

정열을 쏟아 하던 일들이 점점 의미를 잃어간다.

열심히 살아온 결과 지위와 재산 물질은 좀 모았지만 그거 별 거 아니라는 실존적 공허에 시달린다. 죽음은 나와 상관없었는데40대가 되니 내 인생에 끝 날이 올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인생의 유한성의 인식이다.

젊음을 중시하는 이 사회는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외모지상 주의다. 오죽하면 남자여자인 하리수가 홀딱 벗은 누드 집을 내는 이상한 일을 해도 돈도 벌고 인기도 얻는다.

그런데 이제 뭔가 좀 가졌다고 생각했던 것들 이것을 얻기 위해 많은 것을 놓쳤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휘청거리게 되고 진정한 내면의 가치를 잃게 된다. 남편들에게도 이 시기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정보화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부족하다. 아이들은 배우지 않아도 그냥하는데 중년은 배워야 하고 그것도 빠르지도 않다.

또한 샌드위치 세대이다.

폭풍 노도와 같은 사춘기 자녀와 노부모 사이에 끼었다.

가족 부양의 압박을 느끼면서 책임과 의무를 다 해야 한다. 자녀는 의존적이다가도 독립 되지만 부모는 점점 힘을 잃는 노인이 되어 간다.

사람들은 사춘기는 이해하려 하지만 중년기는 이해 하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청소년의 일탈은 남에게 큰 영향은 없지만 중년의 일탈은 가정이 파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내와 자식도 남편에게는 벗어 날 수 없는 짐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직장에 매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다.

(아내 여러분 남편의 이런 상황을 진지하게 고려 해 보았나?)

중년을 활기 차게 보내려면 (나이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면)젊어 보이게 꾸미는 것도 좋다. 잘 가꾸면 자아상이 좋아진다. 좋은 옷 입고 구두 딱 신으면 가슴이 좌악 펴진다. 그리고 왠지 자신감이 생긴다. (여자와 집은 가꾸기 나름) 빨간 옷을 입으면자기를 가꾸는 사람처럼 보인다. 우리 교회에 정 권사님은 올해 93세신데 아직 까지 혼자 사신다 언제나 하이힐 신으시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다니신다. 한번은 댁에 가서 차 한 잔 하고 가자고 하셔서 갔는데 묵은 살림이지만 노인 집 답지 않게 깔끔하게 꾸며놓고 사셨다. 그리고 시원한 거 한잔 하라시며 조그만 쥬스 병과 컾을 예쁜 쟁반에 바쳐서 내 오셨다. 그리고 언제나 목거리 귀걸이 반지 등으로 장식하고 다니신다.부러운건강과 자신감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하자.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돈 안 드는 걷기도 너무 좋다. 구청에서 하는 문화 교실,컴퓨터 강좌 수강하기 등등.

수영도 재미있다.젊을 때는 수영 강습비가 많아 보여서 아깝다는 생각이 좀 들었는데 지금은 그 많은 물을 넣은 풀을 만약 내가 혼자 만든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겠는가 . 그런데 적은 돈으로 이용하니 정말 감사하다 하고 생각한다.

공부하자 책 놓은 지가 언젠데 공부라니.

우리가 학교 다닐 때 공부해서 남 주나 이런 말이 유행했었다. 물론 학교 다닐 때 공부는 남 안주고 다 자기 것이 된다. 그러나 지금은 경쟁 할 일도 없는 데 다 자기 거로 할 필요가 없다. 공부해서 남 주자. 중년학도 공부해서 나의 중년도 준비하고 또 친구들에게 가르쳐주자. 노년학도 공부해서 나의 노년도 준비하고 부모님들도 돕고 그것도 친구들에게 가르쳐서 아름다운 중년 빛나는 노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면 그것도 보람일 것이다.

공부하면 대뇌에서 젊어지는 호르몬이 나와서 정신력을 개발할 수 있다.

자기를 사랑하자. 오늘이 내 인생의 황금기다. 오늘 보다 더 젊은 날은 없다.

– 김영숙 가정문화원원장(yskim118@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