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해라.”
“일찍 다녀라.”
“게임 그만해라.”
아이에게 하는 말은 온통 해라, 하지 마라 뿐 이다.
그러니 아이는 엄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아이가 고등학교 때 나는 청소년들에게 강의를 하기 위해 아들애의 생각을 좀 알아 볼 량으로 아이에게 다가갔다.
“얘기 좀 하자. 요즘 애들 생각 좀 알아보게.” 이 말만 했으면 좋았을 것을
“얘, 엄마는 이만하면 아이들을 잘 이해하는 엄마라고 생각해. 너도 잘 이해해 주고 있잖아.”
그랬더니 아이는 기가 막히다는 얼굴로 엄마를 치켜 보더니
“엄마가요? 우리 엄마 아빠는 꽉 막혔어요.”
나는 남편과 함께 청소년 사역도 하고 학교나 소년원등에서 강의를 하곤 해서 정말 청소년을 잘 이해한다고 자부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말은 나에게 정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래서 내가 아이들에게 강의 하는 제목을 “엄마 아빠는 꽉 막혔어요.”이렇게 달았다. 누구로부터 상처를 제일 많이 받았는가를 묻는 질문에 아이들의 63%가 “부모” 라고 대답했다. 그다음이 선생님, 그리고 친구였다.
아이가 대학생이 된 어느 날 내게 말했다.
“엄마 , 내가 중학교 때 머리 빡빡 밀고 왔었잖아요? 그때 엄마가 뭐랬는지 알아요?”
“…… ”
“미쳤구나, 아주 머리까지 빡빡 밀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너무 화가 났어요. 성적도 떨어지고 공부도 맘대로 안돼서 머리 깎고 심기 일전해서 공부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다짜고짜 소리 지르고 혼내는 바람에 김이 샜어요. 그래서 공부고 뭐고 다 집어 치웠어요.”
“그랬었니?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용서해 줘.”
아이한테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다. 왜 그렇게 했는지 한번만 물어 볼 걸. 무엇이 그리 급해서 아이에게 왜 그랬니? 라고 물어 보지 않았는지.
참 이상했다. 아이는 그것이 큰 상처여서 10년이 지나도 마음속에 있는데 상처 준 엄마는 왜 다 잊어 버렸을까? 아마도 엄마는 기본적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깔려 있어서 그래도 괜찮다고,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그랬을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춰 보자 아이의 생각을 헤아려 보자.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나. 마음의 문을 열고 자녀를 바라보자.
나는 이렇게도 미숙한 엄마였다.
어느 날 아들이 머리에 브릿지를 하고 들어 왔다.
“야, 멋있네. 근사하다. 우리 아들 진짜 예쁘다.”
아들은 우리 엄마 또 얼마나 잔소리하고 혼낼까 잔뜩 겁을 먹고 들어오다가 칭찬을 하니 뜻밖이었나 보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그 애의 마음을 사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 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정말로 예뻐 보였다. 젊으니까 하지, 아직 학생이니까 하지, 젊은 애가 노친네처럼 단정하게 머리 깎고 점잔 빼고 다니면 그건 또 얼마나 우스울까? 그러고 보면 나도 많이 변했다. 그런데, 이렇게 칭찬을 들은 아이는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고 엄마 아빠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내가 변한 만큼 아이들이 변해 갔다. 지금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영업의 책임을 맡고 열심히 일한다. 물론 브릿지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한 건 나다. 예전엔 아이 하는 건 뭐든지 어설퍼 보이고 맘에 안 들고 못 마땅한 게 많았는데 지금은 뭐든지 다 잘 한다는 거다. 신체적으로도 강건하고 지식도 새로운 거 많고 컴퓨터도 잘한다. TV 녹화도 잘하고 핸드폰도 잘 다루고 MP3도 잘 이용하고 정말이지 다 잘한 다. 이 나이 되고 보니 아이들 보다 나은 건 걔네들 보다 경제적으로 좀 안정된 생활이라고 할까? 그러나 이것도 곧 역전 될 때가 온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내 아이들에게 정말 잘 보이고 싶다.  그래야 아이들이 영화도 보여주고 연극 구경도 가자고 하지. 아이들을 많이 칭찬하자.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미래의 내 아이의 모습을 그리면서 칭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