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 무렵 전화가 한통 걸려 왔다.
“가정 문화원이죠? 상담 좀 하려구요. 아내가 이혼을 하재요.  우리 부부 엄청 갈등이 많아요. 3년이나 연애하고 결혼 했는 데두요……
전 이혼할 생각이 없거든요. 사실 얼마 전부터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그런데 아닌 건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혹시 부부관계에 대한 것을 배우는 데는 없을까요? 혹 그런 것도 가르쳐 주시나요?“
“부부가 함께 오셔야 하는데요. 아내도 함께 올 수 있나요?”
“아내하고 함께 가겠습니다.”
참으로 많은 부부들이 문제와 갈등을 안고 살고 있다. 행복해야 할 가정들이 서로 비난하고 경멸하고 무시하고 의심하고 속이며 신뢰를 잃고 있다.
결혼 전 데이트 때는 정말 마음도 잘 맞았고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결혼은 왜 재난으로 변할까?
우리가 결혼 할 때 고작 들은 교훈들은
“신혼 초 잡아야지.”
“처갓집과 화장실은 멀어야 한다.”
“여자와 북어는 두들겨야 한다.”
이렇게 부정적이고 왜곡된 정보들은 결혼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행복해야 할 부부관계를 파괴하고 있다.
이 부부는 결혼 초부터 성격차이가 너무 심하다고 했다. 사사건건 아내는 잔소리하고 남편은 아내 잔소리를 피하려 날마다 늦게 들어온다. 없는 껀수도 만들어 2차 3차도 가게 되고 그러자니 돈 씀씀이가 헤퍼져 카드 빚 까지 생기고 아내의 불신도 깊어졌다. 잔소리의 강도가 높아지고 드디어 못살겠다고 한다.
아내는 상담실에 들어서자 마자부터 눈물을 쏟아낸다.
두 사람에게 손을 잡도록 했다. 그랬더니 남편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내민 손을 아내가 잡았다. 그 위에 다시 남편이 나머지 손을 포겠다.  아내의 손을, 남편의 손을 잡아 본지가 언제 였는지… 그 위에 내 손을 얹었다.
아, 이 부부는 희망이 있구나 싶었다. 남편의 손이 참 따뜻했다.
내 마음을 표현하는 일인칭 대화를 하도록 했다. 바난하고 잔소리하고 싶을 때 “나는  당신이 일찍 들어와서 아이와 놀아 줄때 감사해.” 라고 자기의 감정을 표현 하도록 했다. 그리고 항상, 맨날, 언제나, 또, 같은 단어를 말에서 빼도록 노력하고 그리고 마음에 없더라 칭찬하려고 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라고 했다. 부부간에는 마음에는 없더라도 이런 헐리우드 액션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허깅 (스킨쉽)을 일부러라도 하루에 한번 이상 시도해 보도록 했다.
2주 후에 두 부부는 훨씬 환해진 얼굴로 상담실로 들어섰다.
마음이 많이 풀린 것이다. 부부란 참 이상하다. 그렇게 죽일 듯 갈등하다가도 조금만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고 서로를 긍휼히 여기면 눈 녹듯이 풀어지는 걸 너무도 많이 봤다.
부부는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서로 몰라서 갈등하고 상처를 주고 받았다.
부부들이여, 부부관계를 조금씩 배워 나가자. 무면허 운전하는 차가 양쪽에서 마주 오면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엑셀러레이터가 아니라 브레이크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