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는 남남이었지만 한가정의 며느리로 들어 온 가족이며 동지이자 경쟁자다.
같은 시부모를 모셔야하고 그 부모님으로부터 사랑과 신뢰와 평가를 함께 받아야 되고 괴로운 일도 좋은 일도 함께 공유해야 되는 부분이 많은 참 가깝고도 먼 사이다. 갈등도 그래서 있을 것이다.
일하는 동서와 전업 주부 동서는 명절의 집안일이 갈등이 될 수 있다.. 일 다 해놓으면 늦게 와서 봉투나 내밀고 그것도 시어머니한테만 내 밀고 장보고 일한 동서한텐 아무것도 안 해주니 약 오르고 속상하지 .
돈은 시어머니께 내 놓더라도 몸으로 때우는 동서를 위해 화장품 세트나 머플러등 가계에 골병 안들 정도로 선물하면 힘이 나지 않겠나? 일 년에 한 두 번인데 10 만원에 죽고 사는 거 아니잖나?.
시어머니 보다 동서 시집살이에 힘겨운 아랫동서도 있다.
성격이 온유하고 부드러운 사람도 있으나 속마음과 달리 성격이 좀 까칠한 경우 도 있다.
나는 4남 1녀 가정의 막내 며느리가 되었다. 내가 결혼 했을 때 시부모님은 다 돌아가시고 제일 큰 동서가 시어머니를 대신해 가정의 대소사를 다 관장하고 있었다.
큰 조카는 내 동생하고 동갑인데 결혼 하니 나를 작은 엄마라 불러 깜짝 놀랐다. 26살 새댁에게 큰동서는 어렵기만 했다. 제사 때도 좀 늦거나 어리버리하고 있으면 막 혼내곤 했다.
그러면 “죄송해요. 다음엔 안 그럴께요. 일찍 오도록 할께요.” 하면서 설레발도 치고 어리광 비슷하게도 부렸다. 입 다물고 뚱하고 있으면 나만 더 혼나고 내 기분도 엉망이 되니까 전환 국면을 재 빨리 했다. 와중에 눈치는 빨랐다.
시어머니가 안계시니 동서 말이 곧 집안의 규칙이었다. 성격이 괄괄하고 직선적이고 할 말은 다해서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 동서도 지금 연로해서 80이 넘어 여기 저기 아픈데 많고 그러니 세월에 장사 없어 측은한 마음이 든다.
윗동서들과는 약 15년 차이여서 어려웠다..
셋째 동서는 손위지만 나 보다 두 살 아래다. 그러나 나보다 더 의젓하고 마음도 넉넉해서 참 마음이 잘 맞는다. 매일 바쁘게 일하는 아랫동서를 위해 김치도 담그면 나눠주고 동서가 이런 일 한다고 대견해 하고 자랑도 하고.
“동서, 나 공돈 생겼거든. 오늘 점심이나 하자. 내가 자네 회사 근처로 갈 께.”
두 살 더 많은 아랫동서인 나는 진짜 어리광 부리는 아랫동서다.
우리 동서들이 사이가 좋은 것은 부모님이 안 계셔서 사랑을 나눌 일도 유산을 나눌 일도 없어서 그래서 일까요?
아무래도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고 각자의 생활도 바쁘게 돌아가니 자주 만날 시간이 없다.그래도 추도일이나 결혼, 어른생신, 아이들 돌 등 이래저래 만날 일이 많다. 자주 만나고 마음을 먼저 열어보자.
동서들 시샘이 많다지만 내가 먼저 마음을 열면 누구보다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사이가 될 것이다. 동서는 아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