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하는 말로 부부는 마음이 맞아야 산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눈이 맞아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며 때론 갈등하고 웬수처럼 여기다가도 또 한 이불 덮고 아웅다웅 사는 게 부부인 것 같다.
우리 상담실에는 참으로 많은 부부들이 찾아온다. “ 정말 못살겠어요. 마음 안 맞아 못살겠어요.” 하며 갈등상황을 설명한다. 배려 없음과 염치없음과 무례함과 폭언 심지어 폭력사태에 까지 이르다 보면 도저히 못 살겠단다. 마음이 안 맞아 살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상담자인 내가 들어 봐도 정말 살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상담 내용을 자세히 들어 보면 어디서부터 갈등이 시작 됐는지 짐작 할 만 한 단서가 없지는 않다. 서로 바쁘다 보니 한집에 사는 부부지만 서로 다정하게 얼굴 한번 쳐다 본 적이 언제였던가? 서로 스킨십을 나누는 일도 멀어진지 오래 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 상담 첫날 마지막 즈음에 부부를 마주 앉게 하고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게 한다. 한 2분 가량 가만히 바라보게 한 후 묻는 다.
“손 잡으니까 어때요? 눈을 쳐다보니 마음이 어땠어요?”
“좋아요. 마음이 따뜻해져요. 측은한 마음이 드네요.”
“언제부터 손을 잡지 않고 눈동자를 서로 마주 보지 않았나요?”
“글쎄요.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어요.”
언제 부터인지 손도 안 잡고 눈을 마주치는 일도 없이 수개월 혹은 몇 년을 지나다 보면 서로 무관심해지고 말도 곱게 안 나가고 짜증도 난다. 그러다 보니 냉랭해지고 마음에서 멀어진다. 이런 속담이 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
부부는 마음에서 멀어지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이이를 돌보는 일에치여서, 너무 피곤해서,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언제 부터인가 서로 손을 잡거나 가볍게 허깅을 하거나 가벼운 볼키스 정도도 다 잊고 살아보니 이런 일에 무심해 지기 십상인 것이다.
“아니, 이만큼 살았는데 뭘 새삼스레 그런 짓을 해요?” 라고 말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스킨십이 정말 중요하다 아이를 키울 때 스킨십이 부족한 아이는 자존감이 낮고 사랑받지 못하는 느낌을 갖게 되어 자신감도 없고 때로는 욕구 충족을 위해 폭력적이 될 수도 있다고 아동학자들은 말한다. 그럼 스킨십은 아이에게만 필요한가? 아니다. 모든 인간을 서로 만짐을 받고 만져주는 일을 통해 안정감을 느낀다.
이글을 쓰고 있는데 우리강아지 방울이는 내 주위를 맴돌다 냉큼 내 무릎 위에 올라 와 앉았다.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배를 대고 느긋하게 엎드려있다. 그런데 나도 방울이의 체온이 다뜻하게 전해져 오는 것이 참 괜찮다. 그래서 애완동물이라 하지않고 반려 동물이라 하는게 아니겠나.
부부들이여 마음 안 맞아 못살겠다고 할 것이 아니다. 먼저 부드럽게 눈을 쳐다보고 슬쩍 손을 한번 잡아보라 마음이 따뜻해 지고 편한 마음이 될 것이다. 그래서 조금씩 스킨십을 늘려 가면 마음이 부드러워 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마음도 맞게 되고 꿍짝이 잘 맞는 부부가 될 것이다. 마음이 안 맞는 게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 스킨십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먼저 몸을 맞추세요. 그러면 마음도 맞아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