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나빠진다고 이혼을?
이혼율이 높아지는 걸 보니 경기가 불황이라는 말이 실감이 간다. 이혼 사유 중 경제 문제가 원인인 경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초반 경제 성장과 함께 이혼율이 크게 늘어났다. 여성들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짐으로 인해 경제력이 강화되고 집안에서의 위상이 높아지게 되었다. 따라서 할 말을 하는 아내 경제권을 쥔 아내의 권리 찾기와 더 이상 참고 살지 않겠다는 권리 선언이 이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 불황과 이혼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옳은 말이다. 이혼에 대한 여러 가지 통계청 통계와 자료들은 실제로 경제적 이유로 이혼하는 경우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분석했다. 부부사이의 사랑과 신뢰는 실종되고 눈앞의 생활고로 인한 갈등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가정법원에서 조정한 [...]
남초현상 (男超現狀)
외손주 다빈이는 10살이다. 미국에서 나서 자라지만 어렸을 때는 한국말을 일상으로 했다. 그러나 학교에 들어가서는 영어에 더 익숙해지고 우리 말을 점점 잊는다. 이번 여름 방학에 한국과 한국말을 배우라고 제 어미가 아이만 한국에 보냈다. 이런 외국의 학생을 체험 학습생으로 받아주어서 이곳 초등학교에 다녔다. 내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은 30여 년 전이어서 많이 달라졌겠거니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달라졌을까 싶었다. 얘네 반은 남자아이가 20명에 우리 손자 보태 21명이고 여자아이는 10명이었다. 우선 남녀의 비율이 놀라웠다. 그 비율이 17명에 14명 정도쯤 된다 해도 놀라운데 20 명 대 10명이라니. 그 말을 들은 한 친구가 이런 말도 했다. 손녀가 유치원에 다니는 데 한반에 남자아이가 5명에 여자 아이가 단 2 [...]
은퇴남편 증후군
오순도순은 커녕 온종일 옥신각신 은퇴한 남편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심지어 우울증까지 겪는 중년 여성이 늘면서 생긴 말이 은퇴 남편 증후군이다.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있지만 평소 떨어져 지내던 부부가 하루 종일 함께 지내면서 서로에 대한 불만과 다툼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선 은퇴 남편 증후군을 겪는 중년 여성들이 늘면서, 은퇴 남편을 가리키는 ‘젖은 낙엽’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구두나 몸에 붙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젖은 낙엽처럼, 퇴직 후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 집안 일 하나 도와주지 않는 남편을 일컫는 말인데, 은퇴한 남편을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 낙엽처럼 쓸모없는 존재로 비아냥거리는 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 한국. 때문에 은퇴 후의 제 2의 [...]
“여보, 나에게도 관심 좀 가져줘.”
남 한텐 너무 착하고 성실한 남편, 그러나 가정에서는 배려심도 없고 이기적인 사람. 가족이라는 게 마음속에 있기나 한지 답답합니다. 빠듯한 살림에 마다시는 부모님께 쪼개 쪼개 용돈을 드립니다. 연로하시긴 해도 재산도 좀 있으신데 말입니다.조금이라도 싫은 내색을 하면 잡아먹으려 듭니다.나한테는 왜 이리 살림이 헤프냐, 아껴 써라, 여자가 인색하면 못 쓴다, 하며 잔소리를 해 댑니다. 매사에 이런 식입니다.돈 없다고 난리치면서도 시댁엔 돈 그대로 부쳐야 하고 우리 애들은 학원도 끊고 집에서 공부해야 하고 말입니다. 이렇게 남에게 쓸건 다 쓰면서 두 아이 교육시키고 어느 세월에 1억이 넘는 대출금을 갚을지 모르겠네요. 자기 주변사람, 시댁 식구에게 잘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리 살아야 합니까?드라마라도 좀 보고 있으면 공부안하고 뭐하냐고 면박 줍니다. 무식하다합니다. 자기는 손끝하나 [...]
이혼을 해야 할까요?
“남편이 외도를 했어요. 정말 살고 싶지 않아요. 이혼하고 싶어요.” 절망적인 목소리가 전화선 너머에서 떨리고 있었습니다. 남편의 외도는 아내에게 치명적인 불명예입니다. 하기 쉬운 말로 남자의 외도는 바람이라고 합니다만 그 바람이 아내에게는 인생전체를 뒤흔드는 말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결혼생활을 해 오면서 여러 가지 괴롭고 힘든 일 슬프고 외롭고 절망적인 때를 함께 나누어온 부부사이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것 때문에 더욱 견디기 어렵습니다. 20년의 결혼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 부부관계라는 사실이 참 허망하게 느껴집니다. 남편의 외도가 이혼의 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외도했다고 누구나 다 이혼한다면 아마 대한 민국 부부의 90% 이상이 그럴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어도 꿋꿋하게 견디는 아내가 있는가 하면 바로 이혼으로 가는 아내도 있습니다. 선택은 [...]
가정의 경제권도 공동으로 하면 좋겠다.
추석이 다가온다. 여기저기 돈 들일이 많다. 시댁과 친정 그리고 인사를 해야 할 곳도 만만치 않다. 남편은 자기 집에는 고기 바구니를 보내라면서 친정엔 달랑 과일 한 상자 사가자는 걸 보면 속이 뒤집어 질 듯 불편하다. 자기가 번다고 자기 맘대로 써? 가정에서 경제권을 누가 갖는가는 첨예한 문제다. 요즈음은 맞벌이 하는 가정도 많고 아내들의 권리 주장도 당당하다. 나는 오랫동안 전업주부로 살다보니 늘 남편에게 생활비를 타 쓰는 처지다. 결혼 초 남편은 괜찮은 회사의 영업 과장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건지 항상 월급은 가불해서 다 쓰고 좀 남으면 주고 없으면 말고다. 쌀 사야 된다면 쌀값 주고 연탄 사야 된다면 연탄 값 주고 그랬다. 달랄 때 마다 주는 건 [...]
잘했어를 모르는 아내, 미안해를 못하는 남편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노후에 행복하려면 ‘경제력’이 있어야 하고, 또 ‘건강’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 행복의 조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원만한 ‘부부 관계’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부부 관계가 좋아야 경제력도 다져지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있다. 어쩌면 이 세상의 모든 부부는 갈등을 겪고 있을지 모른다. 사랑한다고 해서 갈등이 없는 것도 아니고, 또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사람이 사람과 살아가는데 어찌 갈등이 없을 수 있겠는가. 문제는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며 살아가느냐에 달려있다. 바로 이것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갈등이 있을 때는 회피하거나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마음을 툭 터놓고 [...]
1) 두 형제 중 큰 아버님께서 자녀가 없으셨는데 동생인 우리 아버지 결혼하시고 아버지 이후 25년만에 내가 태어났으니 25년 만에 아기 울음이 났습니다. 온 집안에 경사였지 않겠어요. 그러나 2년 후 내 남동생이 태어나자 나는 데켠(평양 말?)으로 밀리고 말았지요. 연년생으로 남동생이 태어나고 또 여동생 태어나고 얼마 안 있어 한국전쟁이 일어났어요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네 아이를 건사하기 힘들어 세아이와 친정으로 피란 가고 나는 엄마와 떨어져 큰어머니와 피난을 가게 되었어요. 하루 아침에 엄마를 잃었으니 어린마음에 동생들만 데리고 가고 나혼자 남겨졌을 때 아이가 어땠을까요? 좀 크다고 해봤자 7살 맏딸 분리 불안이 생겼어요. 초등학교 5학년이 되어서 엄마가 시골로 데리러 왔을 땐 참 서먹해서 멀뚱멀뚱 쳐다 보기만 했지요. 그리고 매사에 [...]
콩깍지가 벗겨지더라도
콩깍지가 벗겨지더라도 연애를 10년 가까이 하고 결혼한 사람이 얼마 못가 이혼하겠다고 상담을 하러 왔다. 10년 사귀었으면 웬만큼 서로를 알았으련만 불화의 고비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나 보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결혼 전에는 얼마든지 좋은 것만 보여 줄 수 있다. 과일도 바구니에 담아 넣어가고 (절대 수퍼 봉지에 담아가지 않았지.) 꽃도 사들고 다니고 우아를 떨어도 잠깐이면 된다. 연애는 밥 먹고 영화보고 웃고 재미있으면 되지만 결혼은 화장실 청소, 어질러 놓은 빨래, 시장 봐다 씻고 다듬고 요리하고, 먹고 설거지하고, 잘 때 코골고 이갈고 푸푸거리고 잠고대 하는 것 까지 다 봐야하는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시시때때로 감내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갈등이다. 거기다가 익숙하지도 [...]
“엄마, 일년만 밀어줘”
큰딸이 둘째 아이를 낳고 우리 집에서 몸조리를 하게 되었다. 도우미 아줌마의 손을 빌어야 했다. 교회에서 집사님을 소개 받았다. 한 삼사일은 열심히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힘들어 하며 오후가 되면 소파에 앉는 횟수가 늘어났다. 남의 집 일이 처음이어서 그런가보다고 생각했다. 그러더니 약을 먹는 눈치였다. “왜 약을 잡수세요?” “신장이 나빠서요. 원래부터 신장이 약해요.” 그래서 얼굴도 부석 부석 했나보다. “그런 몸으로 어떻게 이 일을 하시려구 그래요?” “아이가 고3이 거든요. 그런데 공부를 잘 해요. S대학 작곡과를 꼭 가고 싶어 해요. 그런데 학과 외에 음악 개인 지도도 받아야 한대요. 아이가 그랬어요. ‘엄마, 나 일 년만 밀어줘’ 라구요. 어쩔 수가 없잖아요.” 남편의 월급으로 고1 짜리 아들과 큰 어려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