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로신문] 53.해답보다는 공감을
53.해답보다는 공감을 [[제1464호] 2015년 6월 27일] 나는 운전면허시험을 한 번에 합격했다. 내 아내는 여섯 번이나 시험을 치르고서야 겨우 면허증을 딸 수 있었다. 여섯 번이나 면허시험을 치룬 여자와 나는 같이 살고 있다. 아내가 자꾸 시험에 떨어지니까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네 번째 시험을 보고 온 날은 집에 오자마자 궁금해서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한참 하는 이야기를 들어봐도 떨어졌다는 건지, 합격했다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간단히 결과만 이야기하면 될 걸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으니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면허시험관에게 마구 불평을 늘어놓는 것이 떨어진게 확실했다. 너무 까다로운 시험관이 걸렸다는 둥, 사람 신경을 살살 긁으며 약을 올리는 나쁜 사람이었다는 둥, [...]
[한국장로신문] 52.수다 아니면 무슨 낙으로
52.수다 아니면 무슨 낙으로 [[제1463호] 2015년 6월 20일] 연구 자료에 의하면 남자가 하루에 쓸 수 있는 단어는 7천 단어에 불과하다. 반면 여자는 3배에 해당하는 2만2천 단어 정도를 쏟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맞벌이 부부가 아닐 경우, 여자들이 집 안에서 사용하는 단어는 몇 단어나 될까? 시장에 가고 아이들 보고 이웃과 나누는 짧은 이야기는 2천~3천 단어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 2만 단어가 남아 있는 아내들은 남편이 퇴근해 들어오는 순간을 애타게 기다릴 수밖에 없다. 딩동 초인종이 울리는 순간 맨발로 뛰어나가 남편을 맞이하는 아내들은 속으로 이렇게 외치는 것이다. ‘여보, 온종일 무료했던 참에 잘 왔어요. 어서 빨리 내 말 좀 들어줘요.’ 그런 남편을 붙들고 나머지 아직 사용하지 못한 2만 [...]
[한국장로신문] 51.결론만 들으려는 남자, 서론이 긴 여자
51.결론만 들으려는 남자, 서론이 긴 여자 [[제1462호] 2015년 6월 13일] 부부 대화에 있어 남편들이 아내에게 갖는 불만은 “도대체 결론이 뭔지 모르겠다” 라는 것이다. 반면 아내들은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지 않고 “결론이 뭐야? 결론만 말해”라고 다그치는 남편의 태도에 당혹감을 느낀다. “부부가 이야기 좀 하자는데, 무슨 토론장에 나왔어요? 결론이 왜 중요해요? 그냥 이 얘기, 저 얘기 재미삼아 나누는 거지요.” 이런 아내들의 항변을 남편들은 한마디로 일축한다. “아니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 아무 결론도 없는 이야기를 뭐하러 합니까?” 이런 갈등 역시 남자와 여자의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다. 남자들은 주로 ‘결론만 간단히’ 이야기하는 축소결론형 어법을 사용한다. 만 가지 생각이나 느낌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재주를 가지고 타고났기 때문이다. 반면 여자들에게는 [...]
[한국장로신문] 50.싸우며 정들며 사는 부부
50.싸우며 정들며 사는 부부 [[제1461호] 2015년 6월 6일] 우리는 부부가 같이 결혼 주례를 한다. 부부가 같이 주례를 하는 것이 독특하다. 주례를 하면서 신랑 신부에게 때로는 싸우며 살라고 한다. 주례사에 싸우라고 말하는 것도 우리밖에 없다. 싸움이 안 되는 부부가 문제이다. 잘 싸우고 나면 더욱 가까워지는 게 부부이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 맞추어 가는 조정과 서로 받아줄 줄 아는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때로는 싸우는 것이 시한폭탄을 제거하는 완충작용이 되기도 한다. 유지할 값어치가 없는 위장된 평화가 있다. 때로는 부딪치고 싸우는 것이 단기적인 평화보다 낫다. 싸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 싸우는 것이 문제이다. 싸우되 싸움의 Rule을 모르거나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문제이다. 싸우며 살아도 행복한 가정들이 많다. 싸움을 통해 [...]
[한국장로신문] 49.불혹의 나이는 탈선의 시기
49.불혹의 나이는 탈선의 시기 [[제1460호] 2015년 5월 30일] 사람들은 평상시 진실로 값있는 것의 소중함을 모른다. 서양에서 싫증나면 바꾸고 싶은 것이 남편과 마누라와 가구라는 농담이 있다. 칵테일장이나 맥주 집에서 기본으로 주는 게 땅콩이다. 땅콩과 마누라의 3가지 공통점이라는 우스꽝스러운 퀴즈도 있다. 첫째는 공짜이다. 둘째 심심하면 시도 때도 없이 습관적으로 집어 먹는다. 셋째 다른 안주가 등장하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외도심리에 ‘쿠울리지효과’라는 것이 있다. 미국의 대통령부부 일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질펀하게 늘 같이 살아가는 파트너가 아니라 새로운 대상을 만날 때 그에 대한 기대와 새로운 설렘, 흥분 그리고 짜릿한 동물적 심리이다. 부부가 아닌 다른 사람, 새로운 사람을 멀리서 보면 다 좋아 보이는 것이다. 일상의 배우자에게서 느끼는 것과 다른 [...]
[한국장로신문] 48.머리로 말하고, 가슴으로 듣고
48.머리로 말하고, 가슴으로 듣고 [[제1459호] 2015년 5월 23일] 남녀 간에 대화가 잘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관심사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높다. 남성들이 주로 읽는 월간지를 보라. 제목들부터가 다르다. 정치 경제의 전망이나 사회문제를 분석한 기사들이 주를 이룬다. 반면 여성들이 주로 읽는 잡지를 보자. 연예인의 사생활이나 스캔들, 미용이나 패션, 요리나 육아 관련 정보들을 주로 다룬다. 만약 여성들이 읽는 잡지에 ‘남북통일 전망’이나 ‘FTA 현황’, ‘대통령의 정치’ 등의 기사들이 주로 다루어진다면 그 잡지사는 망할 수밖에 없다. 관심사가 다르다보니 대화의 방식도 다르다. 남자들은 대화를 나눌 때 주로 머리를 쓴다. 논리적인 대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대신 느낌과 정서를 주고받는 [...]
[한국장로신문] 47.어법이 다른 남녀
47.어법이 다른 남녀 [[제1458호] 2015년 5월 16일] 실제 결혼생활에서 많은 부부들이 대화의 단절로 갈등을 겪고 있다. 미국 부부들의 평균 대화시간은 하루 8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함께 살을 비비고 살면서도 하루 한 시간의 대화도 못한다. 이것이 오늘날 부부들이 사는 서글픈 현실이다. 물론 한국 부부들의 대화도 이보다 더 길다고 할 수는 없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더 중요한 것이 대화의 내용이다. 한국 사람들은 프랑스나 미국의 부부에 비해 유난히 가십거리, 다른 사람의 스캔들이 대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어젯밤 아래층 부부가 대판 싸웠다더라, 친구 아들이 대학에 떨어졌다더라, 사돈의 팔촌 마누라가 바람이 났다더라… 남의 집 이야깃거리들이 주류를 이룬다. 대화경색증에 걸린 부부들 상담을 하다 보면 대화의 방법이나 기술에 대해 전혀 [...]
[한국장로신문] 46.잡종 강세
46.잡종 강세 [[제1457호] 2015년 5월 2일] 남자와 여자라는 점 말고도 부부는 서로 참 많이 다른 사람끼리 짝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같은 극끼리는 밀쳐 내고 다른 극끼리는 달라붙는 자석처럼, 볼록한 놈과 오목한 놈이 한 쌍의 퍼즐 조각처럼 신기할 만큼 반대되는 성향끼리 만난다. 활달하고 적극적인 사람은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과, 섬세하고 꼼꼼한 사람은 호탕하고 털털한 사람과 만나서 산다. 또 여성적인 기질을 지닌 남자는 남성적 기질을 지닌 씩씩한 여자와 부부가 된다. 우리는 자신에게 없는 면을 지난 나와 다른 상대에게 이끌려서 사랑하고 결혼한다. 그래 놓고는 서로 맞는 게 없다고 불평한다.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서 살면 부부 사이에 갈등도 없고 전쟁도 없을텐데 왜 늘 상반된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
[한국장로신문] 45.서로 다른 욕구와 본능
45.서로 다른 욕구와 본능 [[제1456호] 2015년 4월 25일] 결혼한 부부 1,000쌍에게 물었다. “당신이 배우자로부터 채워지기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남자와 여자의 대답은 많이 달랐다. 남편들이 아내에게 바라는 다섯 가지 가운데 첫 번째는 성적인 만족감이다. 그 다음이 가정에서의 편안한 휴식, 취미 활동의 동반자, 아름다운 몸매, 남편에 대한 존경심 순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여자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남자들은 다 짐승이라더니 정말이네. 어떻게 아내에게 바라는 것 첫 번째가 성적 만족감일까?’ 그러나 대부분의 남자들이 결혼 생활에서 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남자들은 아내로부터 성적인 만족감을 얻기를 갈망하며 아내가 멋진 섹스 파트너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남자들은 성적 만족감이 충분하면 웬만한 부부 갈등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
[한국장로신문] 44.자존심에 목숨 걸고, 사랑에 목숨 걸고
44.자존심에 목숨 걸고, 사랑에 목숨 걸고 [[제1455호] 2015년 4월 18일] ‘남자는 자존심에 목숨 걸고 여자는 사랑에 목숨 거는 동물’이라고 한다. 그만큼 남자들에게는 긍지와 자존심이 중요하다. 남자들은 주로 ‘일’과 ‘아내’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한다. 직장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자신의 유능함을 인정받는 것이 남자들에게는 목숨만큼 중요한 일이다. 반면 여자들에게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중요하다. 여자들은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세심하게 돌보려는 천부적인 욕구를 지나고 있으면서, 동시에 보호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 남편의 사랑과 관심은 아내에게 신경안정제와 같다. 어떤 인류학자는 “아내들은 사랑한다는 고백을 수백 번 들어도 결코 진력내지 않는 이상한 동물”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이 사랑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부간의 사랑 표현에 너그럽지 못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