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정기에만 치근덕거리지 말고 평상시에 점수를 따라.
부부는 한 공간에 살면서도 그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나는 집에서 아내를 졸졸 따라다닐 때가 있다. 아내는 왜 귀찮게 따라다니느냐고 성화를 한다.
그러면 나는 “집안에 아는 사람이 당신밖에 없지 않느냐.”고 한다.
그렇게 말하고서는 서로 웃는다. 가족 간에도 사랑과 관심을 투사하는 대상이 다르다.
■ 남편은 아내지향 vs 아내는 자녀지향
남편들은 아내 지향적이다. 남자는 밖에서 일할 때는 아내라는 존재를 잊어버리지만 집에 돌아오게 되면 먼저 아내를 찾는다. 아이 이름을 부르면서 집에 들어와도 찾는 것은 아내다. 식구들이 모두 모여 있어도, 아내가 없으면 남편의 마음은 집안이 텅 빈 것과 같다. 온 식구가 없더라도 아내가 있으면 된다. 아이들은 없어도 아내는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집에 들어와 아내와 대화하기 보다는 신문이나 TV를 즐겨보는 속성이면서 남편들은 아내 지향적이다.
그러나 아내들은 자녀 지향적이다. 부부 사이가 안 좋을수록 아내는 자녀들에게 올인 한다. 남편보다는 먼저 아이들을 챙긴다. 남편은 뒷전으로 밀린다. 자녀가 우선이고 자녀 밀착형이다. 시장에 가서도 자녀들 위주로 먹을 것을 산다. 한국의 남편들은 아이가 생기기전까지는 태평성대를 누린다. 그러나 아이들이 태어나고부터는 사정이 다르다. 남편들은 후 순위권으로 밀린다. 남편 뒷바라지만 하던 아내의 관심과 손길이 자녀에게로 쏠린다. 자녀들이 출생한 후, 남자들은 찬밥신세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그것을 무관심하거나 무시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불평하는 남편들도 있다.
출산이후 결혼만족도가 70%까지 떨어진다는 통계가 있다. 아내들에게는 해산 후 우울증이 오는 경우도 많다. 특히 아내가 입덧할 때 무관심했다거나 곧잘 성깔이나 부리는 남편이라면 찍히거나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 생리적 욕구만 채워지면 되는 남자 vs 정서적 만족이 채워져야 하는 여자
남자들은 정서가 단순하다. 집에서 여우같은 아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천하태평이다. 등 따습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러니 ‘남자들의 행복은 뱃속에 있다’고 한다. 단세포동물 같아서 생리적 욕구가 채워지면 별 문제없이 만사 OK다.
그러나 여자는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 사랑도 먹고 관심도 받아야 한다. 때론 끝없는 이야기와 수다도 들어주어야 하고 공감도 해주어야 한다. 인정해주고 배려도 해주어야 한다. 생물학적 동물이 아니라 정서를 먹고 사는 감성적 인간이다. 여자는 배불러서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육체적 필요 이상으로 정서적 욕구가 충족될 때 행복을 느낀다.
“그는 짐승이며 그가 생각하는 것은 음식, TV, 그리고 섹스뿐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아내들의 볼멘소리, 그 의미를 남편들은 모른다. 감성적으로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하등동물이다.
남성수심(男性愁心) 발정기에만 교언영색(巧言令色)하며 치근덕거리지 말고 평상시에 점수를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