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며느리가 사랑받는다. 우둔하고 퉁명스러운 것보다 상냥한 게 나은 것이다. 그래서 “곰보다 여우가 낫다”는 말이 있다. 한번은 한 제자가 찾아왔다.
“선생님,고부관계가 조금은 힘들었는데 지금은 시어머니 모시기가 참 쉬워요.” 예전엔 먹는 것 가지고 감정이 상하고 숟가락 하나를 놓으면서도 아들 것만 챙기는 시어머니 때문에 늘 서운했는데 지금은 마음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고부만 둘이 있을 때는 다가가서 어깨와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기도 하며 내숭을 떤다. 어떤 때는 일부러 시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서 “참 좋다. 어머니가 제일 좋더라”하면서 아양을 떤다는 것이다. 며느리를 딸같이 생각하며 사는 가정도 많지만 고부갈등은 지구촌 모든 여자들이 치르는 열병이다. 고부갈등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한다. 이브의 장수 비결은 시어머니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농담도 있다.
딸보다는 며느리에게 더 잘해 주는 부모도 있다. 강한 인상에 활동적인 여인이 며느리를 보게 됐다. 주위에서는 “그 집 며느리 시어머니 밑에서 고된 시집살이를 하게 될 것”이라고 수군거렸다. 그런데 웬걸,고부간이 너무나 다정했다. 그들은 경쟁자가 아니라 서로 협력,분담하고 같은 여인으로서 공감대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며느리가 조금 실수를 해도 “이제 막 시집온 게 뭘 알겠어요. 그 아이가 우리집 복덩어리예요”고 말한다. 며느리도 또한 “회사에서 1년 선배도 훌륭해 보이는데 우리 어머니는 30년 선배잖아요.” 또 “어머니는 어쩌면 그렇게도 음식솜씨가 좋으세요. 어머니가 만든 것은 무엇이든 맛있어요”라며 시어머니를 추어올린다. 가족간에도 사이가 좋으면 서운한 소리를 들어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러나 불편한 관계일 때는 모든 말이 고까운 소리로 들릴 뿐이다. 사랑은 귀여워 해주고 존중하는 것이다. 흔히 ‘다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말을 한다. 예쁜 짓을 하면 예쁨을 받는다. 정이 있으면 도와주고 싶다. 며느리를 귀하게 여기는 시어머니가 존경과 효도를 받는다. 시어머니를 존경할 줄 아는 며느리가 귀여움을 받는다.
두 상 달 가정문화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