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클리닉] 여보,코스닥이 수입 통닭이야?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것이 갈등의 씨앗이다. 집에만 들어오면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는 ‘제왕적 남편’이 있었다. 가족을 위해 하는 일은 월급을 꼬박꼬박 받아오는 일뿐이었다. 남편은 그것이 무슨 큰 벼슬인 양 으스댔다.

“어이,신문.”“어이,재떨이.” 남편은 아내에게 잔심부름을 시키는 일에 익숙해졌다. 묵묵히 순종만 하던 아내는 아이들을 낳고 애들을 돌보다보니 남편의 소행이 무척 싫어졌다. 남편의 점점 괘씸해졌다. 아내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 한 마디 쏘아붙였다. “내가 네 시다바리가?” 이것이 발단이 되어 이 부부는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 아내를 자신의 몸종쯤으로 생각하는 무례한 남편과의 싸움이 급기야 파경의 위기를 불러왔다.

이 부부는 이혼 직전에 세미나에 참가했다. 남편은 남편대로 불만이 팽배했다. “제 남편은 조선시대 사람이에요. 이 사람과 함께 살아온 인생이 원망스럽습니다. 우리 부부는 명절 때마다 갈등해야 합니까? 시댁에는 갈비를 선물하는데 친정에는 왜 달랑 귤 한 상자만 보냅니까.”“지금까지 저는 생일날에 변변한 선물 하나 받아보지 못했어요. 제가 이 집 식모예요? 남편 밥이나 해주려고 결혼했나요?”

아내의 말에 남편은 잠시 기가 질린 표정이었다. 그러나 남편도 곧 반격을 가했다. “마누라가 예쁘면 호박넝쿨도 금줄로 보인다는데 퇴근하는 남편을 맞는 당신의 모습이 어떤 줄 알아? 마치 폭탄맞은 라면머리에…. 당신 꼴을 보면 피곤해져. 당신의 잔소리는 정말 지겨워.”

남편은 아내를 향하여 계속 융단폭격을 가했다. “당신과 대화를 하면 정말 짜증이 난다고. 뭐? 코스닥이 무슨 수입 통닭 이름이냐고? 무식하긴….”

이들 부부의 대화는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이었다. “코스닥이 무슨 수입 통닭이야?”“뭐? 수입 통닭? 코스닥은 황금알을 낳는 암탉이다.”

이 부부는 가정세미나에 참석해서도 좀처럼 분노를 삭이지 않았다. 우리는 두 사람을 따로 불러서 진지한 상담을 했다. 자기중심적으로만 살았던 과거를 통회하며 두 사람에게서 참회의 눈물이 쏟아졌다. 부부는 단식이 아니라 복식이다. 가정은 싱글이 아니라 항상 팀이다. 사람은 혼자보다 둘일 때 더 아름답다. 거기에 두 사람이 뜻을 같이 해 이루어내는 팀의 조화는 더욱더 아름답다.

두 상 달 가정문화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