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중심의 사람과 관계 중심의 사람이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일 중심,목표지향적이다. 직장에서는 100점인데 가정에서는 0점인 아빠가 있다. 나도 일 지향적 사람이었다. 이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앞만 보고 달렸다. 집에서 언쟁이라도 하고 출근한 날이면 온종일 일할 기분이 아니다. 키스를 받고 출근하는 남편의 연봉이 20%나 높다는 미국의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행복한 가정이 개인의 경쟁력이고 기업의 경쟁력이다.
일본에 ‘7전8기회’라는 모임이 있다.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다. 재기를 꿈꾸며 모여 지혜를 나누는 모임이다. 이들이 모임을 계속하다가 어느날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사람들에게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의 80∼90%가 부도가 나기 전에 먼저 가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가정생활이 불행했거나 부부가 심한 갈등을 겪고 있었다. 별거중인 사람들도 있었다. 또 맺고 끊는 것이 불분명하고 아내의 말을 안 듣고 남의 부탁이라면 거절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형이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부도 나기 전 가정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현재 가정회복운동을 펴고 있다.
주위에 벤처기업가로 성공,잘 나가던 후배가 있었다. 그는 어느날 회사가 갑자기 잘못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밤을 새우며 일궈놓은 회사였다. 직장에서 밤을 계속 지새우는 동안 가정은 병들어 갔다. 회사 경영은 몰라도 가정 경영은 0점이었다. 일에만 몰두하는 동안 가정은 깨져 갔고 그에 따른 가정의 불협화음이 직장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다. 가정이 건강할 때 개인도,기업도 경쟁력이 있다. 직장의 성공이 꼭 가정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요사이 기업체에서도 직원들의 가정을 챙기는 행사들을 한다. 요즘 기업체들에서 ‘행복한 가정과 기업경쟁력’이라는 제목의 강연이 많다. 성공하려는 사람들 눈에는 낮동안에는 종종 아내가 안 보인다. 특히 개발세대 즉,먹고 살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살아온 세대는 공감할 것이다. 오늘의 경제적 부흥은 이 나라 아내들의 고독을 먹고 자랐다는 사실을….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한 시대를 살았던 세대여! 아내를 향해 오늘은 이렇게 외치며 웃어 보자. “나는 당신의 행복을 위한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났노라.”
두 상 달 가정문화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