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CEO 8월호>
문제가 있을 땐 전문가에게 코치를
– 두 상 달
얼마전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이 대거 참석한 부부학교를 마쳤다. 참가한 부부들로부터 극도의 찬사를 받았다. 이런 좋은 교육을 전 국민이 받는다면 이혼률이 확실히 감소할 것이란 평가를 들었다. 힘들게 강연하면서 우리의 강연으로 인해 가정이 달라진다면 그보다 더한 보람은 없다. 특히 사회의 오피니언리더들과 정부 정책입안자들이 이런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는 사실은 큰 보람이었다. 부부행복학교 프로그램이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성경적 토대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반 대중들에는 아직 생소한 상황이다. 어떤 입소문 때문인지 가정문화원에는 부부교육을 받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가정해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천문학적 수치이다. 가정을 바로 세우는 것은 최대의 자기사랑이고 애국하는 일이다. 개인은 물론 국가 사회를 위해서도 건강한 가정이 최선의 처방이 되기 때문이다.
결혼하는 사람 10명중 3-4명이 이혼을 한다. 왜 그럴까? 준비 없는 결혼이 문제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결혼하는 것이다. 결혼생활 그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둘이 하나 되어 살아가는 기술을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그리고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
<문제가 있으면 전문가를 찾아라>
20년도 더 된 일이다. 여러 가지로 미숙했던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 있었다. 어느 날 아내가 내게 생각지도 않은 한 가지 제안을 해 왔다.
“여보, 부부세미나라는 것이 있는데 한번 참석해 보지 않을래요?” “내가 미쳤다고 그런 곳에 참석하겠어?”
그때까지 나는 내 자신이 비교적 괜찮은 남편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밥을 굶기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폭력적이거나 권위적인 남편은 더욱 아니었다. 나름 지성과 교양을 갖춘 엘리트로서 부부세미나 같은 곳에 참석해 남의 강의를 듣는 일이 내게 가당치 않은 일로 생각되었다. “그런 데는 부부사이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나 참석하는 거지. 우리 부부야 아무 문제도 없잖아.” 아내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더니 내 손을 붙잡고 말했다. “그래도 재미 삼아 한번 가 봅시다. 혹시 알아요? 우리 부부에게도 무슨 문제가 있는데 그동안 모르고 살아왔을지.” 나는 아무래도 내키지 않았지만 아내의 손에 이끌려 세미나에 참석을 했다. 그런데 첫 강의가 끝날 무렵 갑자기 아내가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이 여자가 대체 무슨 짓인가. 남편 망신을 시켜도 유분수지.’
아내의 통곡소리에 사람들이 힐끔힐끔 나를 쳐다 보았다. 민망하고 당혹스러웠다. 다들 속으로 이렇게 생각할 것이 뻔했다.
‘남편 인상을 보니 아내 속깨나 썩이게 생겼어. 그동안 얼마나 한이 쌓였으면 아내가 저렇게 슬피 울까?’
나는 아내가 왜 그렇게 슬피 우는 지 도무지 알 수 가 없었다. 내가 그렇게 못된 남편이었나? 내가 잘못한 것이 그리도 많았나? 그래도 괜찮은 남편이라고 자부해 왔는데 아내의 가슴속에 그토록 서러운 눈물이 쌓여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여보, 뭐가 그렇게 슬퍼서 울어? 내가 혹시 당신에게 잘못한 것이라도 있어?” “혹시라고요?”
아내는 더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그날 나는 지나온 날을 돌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스스로 멋있고 부족함 없는 남편이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는 동안 아내는 나에게 많이 지쳐 있었다. 공격적이 대화, 명령하는 듯한 말투, 다혈질의 급한 성격, 나의 기억도 나지 않는 수많은 말과 행동들로 아내의 마음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그날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때 내가 부부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아내의 통곡 소리를 듣지 못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 나의 문제점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고 우리 부부는 죽을 때까지 가해자와 피해자로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아내의 통곡 소리는 우리 부부의 삶을 바꾸어 놓은 등대였다. 그 울음이 오늘날의 우리 부부를 만들었다.
<좋은 아내 좋은 남편은 거저 되는 게 아니다>
부부들이 문제가 있어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거나 혹은 인정하지 않은 채 살고 있다. 한평생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갈등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정상적인 사람들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문제를 풀어 나간다. 자신의 문제와 정직하게 대면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은 불행한 삶을 벗어나지 못하겠다는 어리석은 짓이다.
환자는 아프면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어디로 가야하나? 변호사인가 의사인가 친구인가? 바로 가정문제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
우리는 수많은 교육의 과정을 이수했다. 학교에서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까지. 그러나 부부교육이라고는 받아 본 일이 없다. 부부생활에 관한 한 유치원 수준이다. 데이트할 때 상대는 모든 것이 멋져 보였다. 품위도 있고 교양도 있었다.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같이 살아보니 품위고 성숙이고 다 온데간데 없어지고 너무 유치하기만 하다.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상대의 결점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갈등이다.
부부관계도 배워야 한다. 연습하고 훈련도 받아야 한다.
대화의 방법, 남녀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갈등의 해결방법도 배워야 한다. 아름다운 성생활도 공부하는 것이다.
배우려고만 한다면 건전한 부부교육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 무면허 남편, 무면허 아내로 어디까지 갈 것인가? 무면허 아빠 엄마로 자녀들에게 독소를 주며 역기능 할 것인가? 멋있는 남편(아내)로 훌륭한 아빠로 순기능을 할것인가?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