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챤CEO 6월호>
은퇴남편 증후군
– 두상달
100세 시대가 열리고 있다.
2050년이면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에 육박할 것이라 한다. 장수시대가 축복인가? 아니면 재앙인가? 그것은 준비여하에 달려있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노인자살률은 81.8명으로 일본이나 미국의 4-5배이상된다. OECD국가 중 단연 1위다. 자살은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살하는 사람은 누구와 상의하지 않는다. 잘못된 선택이지만 결행하는 자들을 막을 수가 없다. 결국 예방이 최선인데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자녀들이 돌보지 않는 어른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힘들어한다. 질병에 시달린다. 그러나 제일 큰 고통은 고독이라는 두려움이다. 배우자가 있다면 그래도 동반자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싸워도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 거기에 부부금실이 좋다면 자살의 빌미는 훨씬 적어지는 것이다. 배우자의 존재만으로도 살아 있을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노년의 행복은 배우자가 있는 것이 돈, 건강보다 우선하는 것이다. 배우자와의 평화로운 동반자적 삶에서 울어나온다. 가진것이 조금 부족해도 건강이 다소 안좋아도 배우자와 관계가 좋으면 삶의 만족도는 높아지는 것이다. 장수시대에 준비해야 할 첫째 덕목이 있다면 배우자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일 놓자 숨 놓는다>
‘일 놓자 숨 놓는다’고 한다. 평생 일이 전부였던 사람들은 은퇴하고 나면 삶의 의미가 송두리째 사라지는 것 같은 공허감을 느낀다. 그래서 은퇴 후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 일조의 심리적인 공황기를 겪는 것이다.
은퇴 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는 사람도 있다. 갑자기 백발이 되거나 폭삭 늙기도 하고 심지어는 일찍 숨을 거두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극심한 부부갈등으로 심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직장에서 물러난 후 겪게 되는 증상이다.
R.H.S(Retired Husband Syndrome), 즉 ‘은퇴 남편 증후군’이라는 열병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평생을 일 중심으로만 살아온 탓에 겪는 노년의 시련이다. 성공을 향해 내달렸던 젊은 시절에도 아내도, 자녀들도, 친구도 보이지 않는 다. 평생 하숙생 노릇을 하다 집에 들어앉으니, 허전하고 답답하고 쓸쓸하다. 평소 대화가 없던 아내나 불쑥 커 버린 자식들은 낯설고 서먹서먹하기만 하다.
<늦기전에 주제를 파악하라>
나이가 들수록 삶의 외로움을 느끼는 쪽은 남자이다. 여자는 마흔을 넘기면서부터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면서 점차 중성화된다. 그래서 젊었을 때와 달리 대담해지고 터프해진다. 나이가 들면 여우 같던 아내도 호랑이로 변한다. 반면 남자는 점점 기백이 사라지고 소심해진다. 젊어서 아내를 호령하던 기세는 사라지고 호랑이 같은 아내에게 “깨갱!” 꼬리를 내리게 된다.
젊었을 적엔 전권을 휘두르고 싶던 나도 이제는 아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설거지를 도맡는다. 늙어서 구박받지 않으려는 생존 전략이자 노후 대칙이다. 한마디로 일찍 주제 파악을 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100세를 넘어 장수한 노인들을 보면 유독 부부 금실이 좋다고 한다. 독신 노인들이 고독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반면 화목한 부부는 정서적 안정감과 심리적 행복감을 누리기 때문에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년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스위치 오버(Switch over)를 해야한다. 일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삶을 변환해야 한다.
부부 사이가 좋으면 노년의 행복이 보장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 노년이 행복하면 그 인생은 성공한 것이 된다. 반면 젊었을 때는 큰소리 떵떵 치며 살았어도 늙어서 마음 붙일 곳이 하나 없이 고독하다면, 과거 영광의 빚은 바래지고 만다. 이제 수명 백 세 시대에 돌입했다. 앞으로 노년기는 더욱 길어질 것이다. 목표지향적, 일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여! 이 긴 노년기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젊고 의미있게 살고 싶다면, 지금,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배우자 Fund를 들어라. 배우자한테 투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