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대화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제1548호]  2017년 5월  13일]

나이가 들수록 가정생활이 자녀 중심에서 부부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동안 완충역할을 해왔던 자녀들이 부모의 품을 떠난다.
그 경우 부부는 더욱 친밀해지거나 아니면 소원해지거나 둘 중 하나다.

최근 황혼 이혼이 급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결혼 생활의 후반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부부세미나 중 부부가 서로 손을 잡고 마주보며 ‘당신을 사랑해요’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게 한다.
그때 의외로 눈물을 흘리는 부부들이 많다.
비록 노래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오랜 결혼 생활 중 별로 들어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키우며 가정과 직장에서 서로 바쁘게 살아왔다.
부부가 서로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진심이 담긴 사랑을 고백한 일이 거의 없다.

왜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오면서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 못했을까?
그들은 “그걸 꼭 말해야만 하나요?”라고 말한다.
감정 표현을 하지 않고도 서로 ‘오랫동안 이혼하지 않고 살아 왔으니 별문제가 없다’고 여긴다.
이것이 문제이다.

중년기 부부는 감정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들을 양육하고 살림을 늘려가며 직장에서도 에너지를 쏟아야만 한다.
부부가 서로에게 집중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러면서 중년을 보낸다.
가슴 벅찬 일들도 별로다.
자녀들은 장성해 부모의 곁을 떠난다.
봉양했던 부모님도 돌아가시게 된다.

남편과 아내의 공통 소재와 공유지가 하나씩 사라진다.
마음 밑바닥에 감정만 남았는데 이때 서로의 감정을 공감해주지 못하니 대화 경색증에 걸린다.

상대방의 입장과 생각을 배려하는 ‘감성’ 언어로 말해야 한다.
중년기 남자는 인생의 가장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50대 들어 치받히고 눌리며 살아남아야 하는 시기. 아내에게 설명하기 어렵다.
아내가 안들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아내마저 힘들게 할 필요가 없다고 여겨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다.
무엇보다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당신이 어떻게”라고 말하는 대신 “내가 어떻다”고 말한다.
그래서 일인칭 어법이 좋은 것이다. 50년을 같이 살아왔어도 생각이나 기질은 다르다.

그래도 버럭 하거나 고함을 치지 말자.
화를 내고 밖으로 뛰쳐나가지도 말자. 문제에 대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의 감정을 공감하고 공유해 주어야 한다.

부부가 친밀해지는 대화는 일이나 가정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감정이나 느낌이 교감되어야 한다.
서로의 생각, 기쁨, 슬픔, 분노, 힘든 일이나 두려움까지 솔직히 나누는 것이다.

결혼할 때 인생을 걸고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언약을 했다.
낭만의 감성이 넘치는 신혼 초에는 부부가 서로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연륜과 더불어 그런 로맨스는 빛이 바랬고 무디어졌다.
좋은 정감은 사라지고 나쁜 감정만 남았다.
처음에 필이 꽂혔던 그 사랑으로 돌아가 보자.

조금 주책이더라도 “여보 사랑해” “여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