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 돕는 배필 & 바라는 배필

[[제1550호] 2017년 5월 27일]

세상에는 3가지 타입의 사람이 있다.
손익을 계산하지 않고 베푸는 ‘기버(Giver)’,
상대방으로 부터 이득을 취하기만 하려는 ‘테이커(Taker)’,
준만큼 받아야 하는 ‘매처'(Matcher)이다.

베푸는 사람이 성공한다’의 저자이며 심리학자인 Adam Grant의 말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손익계산서를 가지고 ‘Give & Take’를 반복한다.
허나 통계적 결론은 행복하거나 성공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기버타입이라는 것이다.

사회생활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트렌드가 있다.

‘내가 이만큼 희생했으니 너도 이건 포기하라’는 식의 거래적 관계이다.
결혼은 손익계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Give & Take 관계나 서바이벌 게임도 아니다.
결혼 생활은 나의 반을 버리고 상대의 반을 수용하는 것이다.
서로 비움과 채움으로 교집합하며 사는 것이다.

‘바라는 배필’은 자기중심적이다.

배우자가 자기 필요를 채워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그래서 갈등한다.

그러나 돕는 배필은 배우자의 부족함을 알고 채워주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부족함도 잘 알고 있다. 이타적이다.
바라는 배필이 불평, 불만 속에 살며 파국으로 가는 불행한 커플이라면 돕는 배필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행복의 성을 쌓아가는 부부들이다.

과연 나는 돕는 배필인가, 바라는 배필인가?
결혼 초 아내의 이런저런 점을 고쳐보려고 노력했다.
잔소리도 해보고 윽박질러도 봤지만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상대를 변화시키려고 하면 할수록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배우자는 길들여지는 존재가 아니었다.
결국 내가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내가 변하니 아내가 바뀌었다.
배우자를 변화시키는 확실한 방법은 내가 변하는 것이었다.
상대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내가 변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빠른 방법이다.
잔소리와 지적으로 바뀌는 사람은 없다.

그런가하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사람이 있다.
강점은 물론 약점까지도 인정한다.
그러면 약점이 어느새 장점으로 바뀐다.

약점은 사랑으로 수용하는 풍토에서만 개선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은 상대에게 없고 상대가 가진 것은 나에게 없다.
그런데 나는 항상 100점이고 상대는 30점이라고 주장하니 문제다.

결혼은 100점짜리 남편과 100점 아내가 만나 200점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20점짜리와 30점짜리가 만나 100점~200점을 향해 가는 것이다.

부부같이 격의 없는 사이는 없다.
부부는 장점 뿐 아니라 단점까지도 수용하고 보완하는 관계다.

훌쩍 자란 자녀 앞에서 함부로 옷을 벗을 수 없다.
그러나 벌거벗어도 부끄럽지 않은 사이가 부부다.
부부는 서로 결점을 감싸주는 사람이다.
결점을 덮어주는 사람이 옆집 남자라면 큰 문제다.
사랑은 최대한 허물을 덮어주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두 사람의 모자람과 넘침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혼은 완전한 사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불완전한 사람을 위한 제도이다.
배우자가 변하기 바란다면 내가 먼저 변해라.
중년을 넘어서도 상대를 변화시키려 하는 야무진 사람들아!

꿈을 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