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 은퇴 후 최고 재테크는 부부관계 개선 (2)
[[제1555호] 2017년 7월 1일]
세상사는 시작할 때보다 마칠 때가 중요하다. 대통령도 취임할 때보다 물러날 때가 중요하다. 초반의 인기는 인기가 아니다. 마칠 때 박수를 받고 지지를 받아야 한다. 어떤 지위도 그 자리를 떠날 때 박수 받아야 하고 떠난 자리가 아름답고 빛나야 한다. 부부 생활도 인생의 마지막 장이 중요한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외로움을 느끼는 쪽도 남자이다. 여자는 마흔을 넘기면서부터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면서 점차 중성화된다. 그래서 젊었을 때와 달리 대담해지고 터프해진다. 나이가 들면 여우같던 아내도 호랑이로 변한다. 반면 남자는 점점 기백이 사라지고 소심해진다. 젊어서 아내를 호령하던 기세는 사라지고 호랑이 같은 아내에게 꼬리를 내리게 된다. 젊었을 때 전권을 휘두르고 싶었던 나도 이제는 아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설거지를 도맡는다. 그 이유가 있다. 늙어서 구박받지 않으려는 생존 전략이자 노후 대책이다. 한마디로 일찍 주제 파악을 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100세를 넘어 장수한 노인들을 보면 유독 부부 금실이 좋다고 한다. 독신 노인들이 고독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반면 화목한 부부는 정서적 안정감과 심리적 행복감을 누리기 때문에 건강하고 장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년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해오던 관습에서 스위치 오버(switch over)를 해야 한다. 일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삶을 전환하는 것이다. 부부 사이가 좋으면 노년의 행복이 보장된다. 반면 젊었을 때 큰소리 ‘떵떵’치며 살았어도 늙어서 마음 붙일 곳이 하나 없이 고독하다면 불행한 삶이다.
퇴직한 남편에 대한 풍자 시리즈가 있다.
– 집에서 한 끼도 안 먹는 남편 : 영식 씨 / 한 끼 먹는 남편 : 일식 씨 / 두 끼 먹는 남편 : 두식 씨 / 세 끼 먹는 남편 : 삼시 쉐끼 / 세 끼 먹고 간식 먹는 남편 : 간나 쉐끼 / 세 끼 먹고 간식 먹고 야식 먹는 남편 : 종간나 쉐끼 / 시도 때도 없이 먹는 남편 : 십 쉐끼 / 세 끼 먹고 간식 먹고 야식 먹고 마누라는 안쳐다 보는 남편 : 쌍노무 쉐끼 –
시중에 회자되고 있는 남성 비하의 이야기를 나누며 아내들은 박장대소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은퇴한 남자들의 역할과 삶에 대한 깊은 메타포가 숨어있는 것이다. 은퇴는 잘 나가던 남편이 하루아침에 용도 폐기가 되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사건이다. 은퇴를 비켜갈 수는 없다. 용도 폐기를 당하지 말고 용도를 변경해라. 그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관습에서 벗어나 변화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새 출발 할 때 인생 대역전 같은 삶이 시작된다.
앞으로 노년기는 더욱 길어질 것이다. 목표지향적이고 일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여! 이 긴 노년기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젊고 의미 있게 살고 싶다면 지금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배우자 펀드를 들어라. 배우자에게 투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