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며느리는 내가 잘 해주어야 할 또 다른 딸
[[제1416호] 2014년 6월 14일]
상냥한 며느리가 사랑받는다. 우둔하고 퉁명스러운 것보다 상냥한 것이 나은 것이다. 그래서 ‘곰보다 여우가 낫다’ 라고 한다. 예쁜 짓 하면 예쁨을 받는다. 그래서 ‘다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한번은 한 제자가 찾아왔다. “선생님, 고부 관계가 조금은 힘들었는데 지금은 시어머니 모시기가 참 쉬워졌어요”라고 한다.
먹는 것 가지고 마음 상하고 식사때에도 서운하다. 시어머니는 숟가락 하나를 놓으면서도 아들 것만 챙긴다. 며느리 것은 생각지도 않는다. 그런 것들이 늘 서운했고, 시어머니가 미웠다.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마음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고부간에 둘이만 있을 때면 다가가서 어깨와 팔다리를 주물러 드리기도 하며 내숭을 떤다. 어떤 때는 일부러 시어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서, “참 좋다. 어머니가 제일 좋더라” 하면서 아양을 떤다는 것이다. 속된 말로 알랑방귀를 좀 떨었더니 고부 관계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예쁜 짓 하면 예쁨을 받는다. 그래서 ‘다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고부갈등은 지구촌 모든 여자들이 치르게 되는 열병이기도 하다. 고부갈등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한다. 이브의 장수비결은 시어머니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농담이 있다.
부모가 자녀들의 행복한 생활을 깨는 경우가 많다. 시집 보낸 딸을 떠나 보내지 못함으로 자녀의 행복을 깨는 친정부모도 있다. 결혼 후 가장 친밀한 관계가 친정식구가 아니라 이제는 남편이 되어야 한다. 자녀가 결혼한 후에 부모는 옆으로 비켜 주어야 한다.
결혼은 독립된 한 가구를 이루는 것이다. 그런데 독립시키지 않고 부모들이 개입함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혹자는 아침밥이나 먹여서 출근 시키는지 채근하기도 한다. 설마 제 신랑 굶겨 죽이겠는가. 노파심을 버려라. 본인들에게 별 문제가 아닌데도 부모들이 관여하거나 끼어들므로 문제가 커지거나 감정이 상해 파경을 맞은 경우가 많다.
부부란 부딪히기도 하고 꼬이기도 한다. 그랬다가 풀리기도 하며 모난 부분들이 줄어들면서 상대를 이해하게 되고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부부간의 갈등을 통해 서로 성숙해지는 것이다. 부부간이야 말로 가장 좋은 인간관계의 훈련장이다.
“내가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네가 들어와 호강을 하느냐.”
어떤 여인은 며느리에게 아들을 빼앗긴 것 같은 서운한 감정에 한없이 서글픔을 느낀다. 자신의 무거운 짐을 덜어준 것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들의 팬티며 내복, 양말 안 빨아주고 아침에 깨우는 일에 신경 안 쓰는 것만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고부간의 사랑은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침범하지 않는 것이다.
며느리는 내가 잘해 주어야 할 또 다른 딸이다. 며느리의 행복이 아들의 행복이고 아들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