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 다시 시작해보자
[[제1558호] 2017년 7월 22일]

당신은 지금 인생의 황금기, 출발선에 다시 서있다. 앞으로도 긴긴 세월을 걸어가야만 한다. 그러나 그동안 살아온 시간과는 좀 다르게 살아야 한다. 그동안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사회적인 책임감으로 달려왔다면 이젠 나만을 위한 시간도 디자인해보자. 전반전이 책임과 부담을 져야 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자유로움과 누림의 시간으로 후반전을 사는 것이다.

오래전 1971년 미국 출장을 갔을 때 일이다. 공휴일이었다. 일행을 안내해 준 버스 기사는 50세는 넘어 보였다. 휴일에 일하는 그는 시종일관 미소를 띤 얼굴로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 주었다. 즐거워 보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그 버스회사의 사장이었다. 당시 한국에선 자동차가 있으면 무조건 기사를 두던 시절이었다. 포니 자동차에도 기사를 두던 시절이라 사장이 운전을 한다는 것이 처음엔 이해가 안 갔다. 그러나 그는 운전하는 것이 재미있어 직원들은 쉬고 종종 휴일엔 현장에서 일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의 눈치를 많이 본다. 중요한 것은 ‘나’이다. 하지만 우리는 체면문화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한다. 하지만 내가 행복해지는 일을 할 때에 그 분야의 강자가 된다. 지금이라도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정말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남들 보기에 좋다고 하는 일이 아니다. 남의 눈치를 보거나 남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나의 재능, 노하우, 여건 등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면 그 일의 실력자이자 강자가 되는 것이다. 관심 분야의 책 30~50권을 읽기 시작하라. 줄치고 메모하며 읽으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연극의 정점은 후반부에 있다. 인생의 클라이막스도 후반기에 있다. 오늘이 나의 남은 삶 가운데 가장 젊은 날이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화두로 떠오른 것이 ‘인간의 수명이 얼마나 될 것인가?’ 이다. 1930년대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36세에 불과했다. 그런데 오늘날의 한국의 평균수명은 80세가 넘었다. 2020년이 되면 120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평균수명까지만 살아도 80세는 넘는다. 유엔이 정한 노년은 65세 부터였다. 우리나라도 65세부터 여러 가지 혜택을 준다. 그러나 요즘 65세는 노인이 아니다. 그냥 중년이다. 중년의 개념도 달라졌다. 학자에 따라서는 80세까지를 중년으로 하자고 한다. UN도 2015년 인생 5단계 분류에서 66~79세까지를 중년이라 다시 정했다. 장수 시대이다. 오래 산다고 행복한가? 이제는 행복한 삶이 최대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재미있고 즐겁게 사는 삶의 질이 중요하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재밌는 시공간이 비교적 적었다. 그저 일하는 재미로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재밌는 일이 너무 많다. 실버대학도 있고 컴퓨터도 있다. 재밋거리가 많다. 복지관도 있고 문화센터도 있다. 노래도 배우고 춤도 배워보자. 인생 후반기의 삶을 지탱하여 줄 만한 무언가 있어야 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