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일자리유감
[[제1585호] 2018년 3월 3일]
설날 명절 온 가족이 모이게 되면 세대마다 관심사들이 다르다.
건강에 유념하는 어른과는 달리 기혼 자녀들은 출산이나 자녀 양육이 최대 관심사다. 미혼자들에게는 결혼이나 취업 문제가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이 안 돼 취준생으로 설명절 귀향마저 포기한 젊은이들이 많다.
그런가하면 부모에게 아예 의지하거나 빌붙어 사는 우아한 백수들이 있다. 소위 캥거루족들이다.
요새는 신 캥거루족도 있다. 경제적으로 자립됐음에도 불구하고 독립하지 않고 생활비 일부만 부담하며 부모와 함께 사는 약삭빠른 젊은 부부들이다.
그런가하면 30세가 넘어 부모의 노후 자금을 축내며 빨아먹고 사는 빨대족들도 있다.
그 외에도 연어족, 자라족, 니트족, 리터루족 등 신조어들이 많다.
모두가 이 시대를 어렵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힘든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세태이다.
OECD에 속한 나라의 최근 고용지수는 모두 다 봄바람이라고 하는데, 유독 한국만 4년째 악화되고 있어 안타깝다.
실업률이 4%일 때, 경제학에서는 완전고용이라 한다. 미국은 최근 경제 호조로 2000년 이래 최대 취업률 달성이라고 한다.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릴 정도로 완전 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웃나라 일본은 어떤가? 33년 만에 경제 활황 지수가 최고점이라고 한다. 일자리가 차고 넘치는데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어 구인난을 겪고 있다. 학교를 졸업도 하기 전에 재학생들을 입도선매할 정도로 구직자들이 여러 직장에 복수로 합격을 하고 직장을 골라서 가고 있다. Employee market(구직자 우위 시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일본의 경우 실업률이 2% 정도이니, ‘초 완전 고용사회’를 이루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의 마감을 사실상 선언한 것이다.
오늘같이 취직이 어려운 때 20대가 취직을 하면 개인의 명예라고 한다.
30대가 일자리를 구하면 가문의 영광이라고 한다.
40대가 일을 하고 있다면 마을의 경사요.
50~60대가 취업 중이라면 국가적 경사라고 한다.
70~80대가 일을 하고 있다면 세계 10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한다.
취업난이 심각한 한국의 현실에 대한 알레고리요, 풍자다.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정될 때 강해진다. 일자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제는 민주화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을 하기 좋은 나라!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나 경제의 기본원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