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자존심에 목숨 걸고, 사랑에 목숨 걸고
[[제1455호] 2015년 4월 18일]
‘남자는 자존심에 목숨 걸고 여자는 사랑에 목숨 거는 동물’이라고 한다. 그만큼 남자들에게는 긍지와 자존심이 중요하다. 남자들은 주로 ‘일’과 ‘아내’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한다. 직장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자신의 유능함을 인정받는 것이 남자들에게는 목숨만큼 중요한 일이다.
반면 여자들에게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중요하다. 여자들은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세심하게 돌보려는 천부적인 욕구를 지나고 있으면서, 동시에 보호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 남편의 사랑과 관심은 아내에게 신경안정제와 같다.
어떤 인류학자는 “아내들은 사랑한다는 고백을 수백 번 들어도 결코 진력내지 않는 이상한 동물”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이 사랑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부간의 사랑 표현에 너그럽지 못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한몫 한다. “아내 자랑하는 놈은 팔불출이지.” “남자가 마누라 치마폭에 싸여 살면 쓰나?”
그래서인지 과묵하고 무뚝뚝한 것을 ‘남자다움’으로 착각하는 하면 과감한 사랑의 표현을 촐싹맞고 민망스러운 행동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그 결과 연애할 때는 다정하게 사랑을 속삭였던 남자들도 결혼만 하면 돌부처처럼 뻣뻣하고 밋밋해진다.
미국에서는 남편이 아내에게 하루 세 번 이상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않으면 이혼 사유가 된다고 한다. 그러니 세 번은커녕 하루에 한 번, 심지어는 한 달에 한 번도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않는 남편들과 살아주는 한국의 아내들은 그 얼마나 위대한가? 이제는 한국 남자들도 아내를 향한 사랑의 속삭임을 개발해야 한다.
“사랑해, 당신이 최고야!”
“여보, 당신 밖에 없어.”
이런 다정한 말 한마디, 모처럼 사들고 온 장미꽃 한 다발이 아내를 감동시키고 행복하게 만든다.
한편 자존심이 목숨만큼 중요한 남자들은 자신의 약점이나 실패를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 직장에서 무능한 사람으로 찍혀 상사에게 눌리고 후배에게 치받쳐도 집에 와서는 큰소리를 치고 싶은게 남자들의 심리다. 아내지향적인 남자들에게 아내의 평가는 무엇보다 큰 영향력을 갖는다. 아내의 존경과 지지는 생명처럼 소중하지만 경멸이나 무시는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한다.
“당신은 남자가 뭐 그래? 어떻게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어?”
“그동안 당신이 가장 노릇한 게 뭐가 있는데?”
남자들은 아내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인정받지 못하면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바깥에 나가서도 주눅이 들고 자신감이 없으며 당당하지 못하다. 스트레스 때문에 성적인 능력이 떨어져서 성관계도 힘들어진다. 심지어 살고 싶다는 의욕 자체를 잃게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아내의 첫 번째 덕목은 남편의 자존심을 세워 주는 것이다. 아내로부터 인정받는 남자는 밖에 나가서도 당당하다. 절로 어깨가 펴지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아내의 존경과 지지는 남자들에게는 자양강장제와 같다. 남편을 향한 아내의 존경과 지지는 돈 안 드는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