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관객 없이 싸워라
부부 싸움의 두 번째 규칙은 ‘관객 없이 싸우라’는 것이다. 부부가 싸울 때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 상대의 자존심을 짓뭉개는 일이다.
더욱이 자녀들을 관객으로 모셔 놓고 하는 부부 싸움은 자녀들의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부모 가운데 어느 한쪽이 당하는 것을 보면 자녀들은 ‘내가 대신 복수해야지’하며 복수심을 기르게 된다. 그러나 곧 복수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심리적인 혼란을 겪는다. 결국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으로 성장한다.
어떤 부부는 싸우고 나면 아예 말을 안 한다고 한다. 장장 8개월씩이나 말을 안 하고 산 질긴 부부도 있다. 그러면서 의사소통을 안하느냐?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자녀들을 통해서 한다는 것이다.
“아빠 식사하라고 해라.”
“아빠 저녁 먹고 들어왔다. 안 먹는다고 해라.”
의사 전달의 통로인 자녀들은 중간에서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부모의 불행은 자녀들에게 유전된다.
늘 부모의 싸움을 보며 자란 소년이 있었다. 어둡고 우울한 성장기를 보낸 소년은 포악한 청년으로 자라났다. 그는 돈이 필요할 때마다 부모를 협박해서 돈을 타 내곤 했다.
“당장 돈을 주지 않으면 자살해 버릴 거야.”
‘자살’이라는 말에 놀란 부모는 그의 손에 돈을 쥐여 주었다. 날이 갈수록 청년은 더욱 포악하게 변해 갔다. 한 여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이 결혼도 행복하지는 못했다. 아내와의 잦은 다툼은 가정의 행복을 앗아갔다. 부모의 싸움만 보며 자라 온 그는 어떻게 해야 행복한 가정을 이룰지 알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아이를 낳다가 죽고 말았다. 청년은 자신에게 닥친 비극을 극복할 능력이 없었다. 늘 극단적인 방법으로 살아온 그는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비극적인 가정에서 자란 한 사람의 불행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자신을 낳다가 죽은 어머니, 자살한 아버지를 둔 아이도 그의 부모와 똑같이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소년의 마음속은 세상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찼다.
어른이 된 그는 국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미국의 윌리엄 맥킨리 대통령을 향해 총을 쏘았다. 소년의 마음속에 깊게 뿌리내린 증오는 한 나라의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결국 이 청년은 사형을 당함으로써 비극적인 운명을 끝맺었다.
부모의 불행은 자녀들에게까지 유전된다. 자녀들은 은연중에 부모의 태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대조적인 두 가정의 이야기
조나단 에드워즈는 미국이 낳은 최고의 지성으로 칭송받는 사람이다. 1703년에 태어난 그는 목사이자 저술가이며 나중에는 프린스턴 대학의 총장을 지냈다. 그는 날마다 13시간씩 규칙적으로 공부하고 강의와 저술, 목회 활동으로 몹시 바쁜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한 시간씩은 꼭 집에 와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가정을 일차 사역지로 생각했다.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늘 경건한 삶을 살았다. 그의 후손 가운데는 훌륭한 사람이 많이 배출되었다. 300명이 넘는 목사, 선교사, 신학 교수, 120명의 대학 교수, 110명의 변호사, 60명의 이름난 작가, 30명의 법관, 14명의 대학 총장, 3명의 미국 상원의원, 그리고 미국 부통령까지!
반면 같은 시대 그와 한동네에 살던 전과자 맥스 주크가 있다.
그 후손 1,200명 가운데서는 거지가 310명, 440명은 방탕과 범죄로 파산되었고, 130명은 평균 13년 복역한 죄수, 7명은 살인자, 100명은 알코올 중독자, 60명은 상습 절도범, 190명이 매춘부였다. 그리고 4대게 걸쳐 120만불 이상의 뉴욕시 돈을 축낸 자들이었다. 앞선 세대의 삶이 후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마음 깊이 깨닫게 해 주는 이야기이다.
인간은 지나간 과거를 위해서는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다가올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일을 할 수가 있다. 우리는 조상을 위해서는 아주 작은 일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자손을 위해서는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바로 행복한 부부관계이다. 가장 훌륭한 자녀 교육은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부싸움시 자녀들을 관객으로 만들지 마라. 그것은 자녀들에게 성인영화보다 더 해롭다. 그리고 자녀를 망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