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가정 경영에도 리스크 관리를

[[제1491호]  2016년 1월  30일]
‘환갑 넘긴 이혼남 급증!’

어느 날 일간지 사회면의 톱기사 제목이었다. 60세 정년퇴직과 더불어 아내로부터 이혼을 당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고 가정에서도 내몰려, 졸지에 오갈 데 없는 젖은 낙엽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왜 행복의 희망에 부풀었던 결혼이 재난으로 바뀌고 있을까? 옛날에는 한 번 결합은 영원한 결합이었다. 여자는 결혼하면 죽어서도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가정문화가 광속으로 바뀌고 있다. 가부장적 사고방식은 설 자리가 없다. 그런데 이를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 쪽에서 이혼을 제기하는 일이 훨씬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었다. 여자 쪽에서 더 많이 이혼을 요구하는 세상이 되었다. 희생과 헌신으로 인내해 온 아내들이 뒤늦게나마 잃어버린 권리를 회복하겠다고 당당히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자녀들을 다 키워 놓았으니 이제라도 인간답게 살아 보겠다는 결심이리라.

평소 잘 아는 한 중소기업 사장도 황혼 이혼을 당했다. 회사 경영은 그런대로 탄탄하게 해 왔으나 가정 경영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느 때부터인가 좌불안석으로 흔들리고, 실의와 좌절감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더니 결국 회사가 파산하고 말았다. 가정을 버려두고 일에만 몰두하는 사이 아내와의 갈등이 손댈 수 없이 깊어진 것이다. 그의 아내는 결별을 택해 모든 수속을 마치고 자녀들과 함께 외국으로 떠나 버렸다. 지난 연말 송년회에서 알코올에 절어 유행가를 읊조리며 흐느끼던 그의 모습은 정말 애처롭기만 했다.

갑작스러운 이혼은 정신적 공황이 올 만큼 커다란 충격이다. 이혼한 여자의 65퍼센트가 후회하며 절대 이혼하지 말라고 한다. 남자들은 80퍼센트가 후회한다. 그러나 이렇게 비극적인 이혼의 사유도 알고 보면 지극히 사소한 일에서 비롯된다. 불쑥 내던진 말 한마디, 퉁명스러운 표정, 평소의 무관심이 쌓이고 쌓여 갈등이 증폭되고 부부 사이가 냉랭해진다.

이혼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삶의 터전을 흔드는 위험 요인들이 있다. 살금살금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안으로부터 가정을 파괴시키는 지뢰들을 살펴야 한다. 지금 배우자의 신발이 몇 도쯤 돌아가 있는지 살펴보라. 기업이 위기에 강한 체질이 되려면 평소 리스크 관리를 잘해야 하는 것처럼 가정 경영에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사업을 위해서는 물 샐 틈 없이 위협 요인을 분석하고 관리하면서 왜 가정을 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까?

가정 방치의 결과는 가정 해체라는 냉엄한 현실로 돌아온다. 그러므로 위기에 대비하여 사랑이 넘치는 가족을 만들라. 평소에 가족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저축하라. 당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행복한 가정은 그 어떤 보험보다 든든한 백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