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마주치면 웃자!
[[제1505호] 2016년 5월 28일]
“포복절도” “박장대소”라는 말이 있다. 따뜻한 미소, 환한 웃음은 인간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짐승들은 웃을 줄을 모른다. 웃음보는 인간에게만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잘 웃지 않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웃음이 헤프면 ‘실없는 사람’이라고 까지 했다. 남자 아이들은 사내답지 못하다는 교육까지 받았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은 근엄하고 엄격하며 잘 웃지 않는다. 이런 아버지에게 친밀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은 나이가 들수록 고독하다.
그래도 아이들이 어릴 땐 웃을 일이 많지만 훌쩍 성장한 다음에는 집 안에서는 점차 웃음소리가 사라진다. 웃음은 나이와 반비례한다. 아기들은 하루에 300번 이상을 웃는다. 어른들은 15번 웃기도 힘들다. 그런데 손자는 눈만 마주쳐도 웃는다. “까꿍!” 소리 한 번에 자지러진다. 그 웃음이 얼마나 우리 부부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그 순간만은 모든 근심 걱정이 싹 날아간다. 하지만 그 손자가 가고 나면 집안의 웃음도 함께 가 버린다.
웃음은 10초 웃으면 3분 동안 땀 흘려 운동한 효과가 있고, 15초 웃으면 수명이 이틀이나 연장된다고 한다. 아주 많이 웃을 때는 “아이고, 배야!”라는 많이 절로 터져 나온다. 웃을 때 배가 아픈 것은 내장이 격렬하게 운동하기 때문이다. 웃음은 훌륭한 유산소운동이요, 전신 마사지이다.
웃음에는 병을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웃어야 웃을 일이 생긴다. 특히 손뼉을 치며 크게 웃는 ‘박장대소’와 자지러지게 웃는 ‘포복절도’는 항암물질의 분비를 도와주고 질병에 대한 면역을 높여 준다. 노만 카슨스 박사는 희귀척추병을 웃음으로 치료했고 ‘웃음요법’이라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한번은 잘 아는 분이 수술을 받았다기에 아내와 함께 문병을 갔다. 수술 후 가스가 나와야 하는데 나오지 않는다고 가족들 모두 침울한 표정에 걱정이었다. 그래 재미있는 이야기로 계속 웃겼더니, 갑자기 가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고, 가스가 연방연방 나오네요.”
가스가 나오니 환자도 가족들도 표정이 밝아지고, 모두들 즐거워했다.
내가 피곤에 지쳐 퇴근하면 아내는 활짝 웃으며 맞아 준다. ‘아내의 웃음이야말로 가장 값진 인테리어’이다. 하지만 나는 피곤하기도 하고 또 타성에 젖어 무표정한 얼굴로 거실을 지나 방으로 들어간다. 하루는 아내가 그런 나를 불러 세우더니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여보, 우리 얼굴을 마주치면 웃기로 해요.”
그 날부터 나는 아내와 얼굴만 마주치면 웃어야 한다. “마주치면 웃자”이것이 우리 집 헙법이 되었다. 웃을 일이 없어도 웃어야 한다. 웃는 것도 훈련이다.
소문만복래! 웃음이 있는 가정에 행복이 있다. 건강도 있다. 부부들이여 “마주치면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