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 부부는 엇박자 인생?
[[제1613호]  2018년 10월  6일]

190. 부부는 엇박자 인생?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자기와 다른 유전자를 가진 상대를 성적 파트너로 택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항원복합체 MHC가 다른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고 그런 사람과 결혼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 전 좋아 보였던 기질이나 매력 포인트가 결혼 후 단점으로 변하게 된다.

처음 만났을 땐 과묵하고 말없는 남자의 모습이 믿음직스러웠다.

신뢰할 수 있고 행복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결혼을 했다. 같이 살지만 여전히 그는 말이 없다.

집에서 말없는 남편, 그가 여전히 좋아 보일까?

말없는 그 사나이와 같이 사는 여인이 행복할까?

 같이 살아보니 아니다. 답답하고 숨이 막힐 것 같다.

“목석이나 보릿자루하고 같이 사는 것이지 이것이 어디 사람하고 같이 사는 것입니까?

정말 재미가 없어요”하고 호소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부부가 있다.

 결혼 전 사교성 있고 말 잘하는 여인이 좋아 보였다.

여우같은 아내 상냥해서 좋으리라는 기대로 결혼을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날만 새면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말이 너무 많은 것이다. 말 많은 여인에게 질렸다.

외국에 사는 후배가 있다. Campus Couple인 그들은 대학시절 긴 연애 끝에 결혼을 했다.

남편은 철학을 전공했고 인문학의 대가이다.

외국 생활에서 적응도 잘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기반도 이루었다.

매사에 목표 지향적이다. 2020년의 목표를 세우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전화번호도 2020번이고 벽에도 2020년을 크게 써 붙여 놨다.

대학시절 인생을 논하고 철학을 이야기 하는 남편의 모습이 그렇게 멋있고 좋아 보일수가 없었다.

거기에 필이 꽂혀 오랜 교제 끝에 결혼했다.

결혼해 살아보니 그게 아니다. 남편은 아내한테 목표가 없다고 무안을 주기도 한다.

그러면 아내는 목표가 밥 먹여 주냐고 하면서 목표가 인생의 전부냐고 항변한다.

때로는 가까이 다가가 그날에 힘들었던 일이며 감정을 이야기해 본다.

그러면 말없이 조용히 듣고만 있던 남편이 겨우 한마디를 던진다.

“야, 집어치워라. 그건 인류와 역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아내는 좌절할 수밖에 없다. 억장이 무너진다.

부부가 대화 좀 하자는데 웬 뚱딴지같은 인류 평화와 역사야.

연애할 때는 다른 점이 매력이었다. 그러나 같이 살게 되면 그것은 더 이상 매력이 아니다.

오히려 불만의 요소가 된다. 그래서 자기와 같게 되라고 성화를 부린다. 그것이 스트레스이고 갈등이다.

부부는 인류 평화와 역사를 위해 사는 것 아니다.

대화와 정서를 나누고 사랑을 먹고 살아간다. 부부는 엇박자 인생, 서로 다른 정서의 교감으로 엮어가는 아름다운 예술이다.

오늘 정감 있는 사랑의 최고 멘트를 날려보자.

“당신이 제일 예뻐. 여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