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아버지의 편지 ②
[[제1615호] 2018년 10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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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오래 전 결혼한, 자녀의 결혼식장에서 필자가 하객들에게 감사인사를 하는 시간에 읽어준 글입니다. 결혼시즌을 앞두고 2회에 걸쳐 나누어 연재합니다.> 결혼생활만큼 인생의 성장과 성숙의 기회가 되고 배우는 곳은 없단다. 그래 키스는 사랑의 시작인 동시에 갈등의 시작이기도 하다. 같이 산다는 것은 동거동락이지만 또한 동고동락(同苦同樂)이 되는 것이다. 결혼이란 불완전한 사람을 위한 제도이다. 100점짜리와 100점짜리가 만나서 200점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30점짜리와 40점짜리가 만나 100점, 300, 1000을 향해가는 것이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엎어주는 것이다. 바라는 배필이 아니라 서로 돕는 배필이 되어라. 사랑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돕는 배필은 상대의 약점이나 부족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모자란 부분을 내가 채워주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수용하는 것이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부족을 채워주는 부부가 돕는 배필의 관계이다. 결혼은 상대의 장점뿐이 아니라 부족과 결점까지도 수용하는 것이다. 상대를 내 입맛대로 고쳐 보겠다는 야무진 생각이란 버려라. 상대가 훌륭한 배우자이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훌륭한 배우자가 되는 것이다. 예쁜 공주병도 멋있는 왕자병도 오늘까지 뿐이다. 오늘 자고 나면 내일부터는 아줌마가 되고 아저씨가 되기 때문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고 성내지 아니하고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다. 내 중심이 아니라 상대방 중심으로 하는 것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상대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서로를 세워주고 격려하며 한평생을 살아가거라. 결혼이라는 새로운 시작 앞에 이렇게 읊조려 본다.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살아간다면! 결혼식장에서 서약했고 반지 끼워주던 처음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처음 둥지를 틀던 처음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이 축복된 자리에서 오늘 다짐하는 결의와 각오가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서로 세워주고 배려하며 변함없는 초심으로 한 평생을 살아가거라. 이제 두 사람이 하나 되어 이 세상 파도를 헤치고 나가는 행복한 닻을 띄워라. 그리고 세상을 밝히는 행복한 가정, 믿음의 가정이 되어라. 그것이 너희를 기도 품속에서 길러준 양가와 오늘 정성으로 축복해 주시는 하객 모두에 대한 보답이리라. 이제 엄마 아빠도 처음 둘이서 시작했던 것처럼 또 다시 둘이만 덩그러니 남았으니 처음 시작하던 마음으로 살아가련다. 행복한 가정 이루어 오고가는 세대에 위대한 믿음의 조상이 되어라. 사랑한다. 축복한다.
– 아버지 두 상 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