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은…

김 영 숙

(사)가정문화원 원장 / 반포교회 권사

내 발은 참 볼품이 없다. 내가 생각해도 볼이 넓고 두툼하기 까지 해서 여름에도 그 흔한 샌달 신기가 주저될 정도다.

겨울에 들어서면서 날씨가 건조해 지자 발뒤꿈치가 거스르르해지며 갈라져서 아프기도 하거니와 양말의 올이 뜯기거나 못쓰게 되는 일이 자주 있다. 그즈음에 나는 에모토 시게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라는 책을 읽었다. 컵에 담긴 물에게 “사랑해”라고 하면 물의 결정이 아주 아름다운 모양을 이루고 “싫어, 미워”하고 무관심하거나 나쁜 말을 하면 물의 결정은 일그러지고 아름답지 않다. 무생물인 물도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교감을 하는데 내 뒤꿈치는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내 뒤꿈치에게도 사랑한다고 말해 볼까? 하여 나는 발을 깨끗이 씻고 뒤꿈치에 로션을 바르고 쓰다듬으며 “내 발 사랑해.” 하고 가만히 뇌었다. 생각해 보니 발이야 말로 내 육중한 몸을 평생 지탱하며 신발 속에 갇혀 뇌의 명령을 따라 어디든 가자는 데로 데려다 주는 고마운 존재가 아닌가?

정말 미안하고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성껏 로션을 발라가면서 “내발 사랑해. 고마워.”라고 말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은 2-3일이 지나자 뒤꿈치가 매끈해 지기 시작했다. 요즈음은 늘 로션도 정성스레 바르고 고맙다는 말을 한다. 남편이 가끔 놀리던 내 발도 점점 고아지고 예뻐졌다.“사랑해” 라는 말의 위력이 놀라웠다.

내 말이 거짓말 같다면 한 번 실천해 보시라. 알아듣지도 못할 것 같은 발도 사랑이라는 말에 반응을 하는데 하물며 사람들에게는 더 말해 무엇하랴.

새봄을 맞이하여 그동안 가족이나 친지간 껄끄러운 적은 없었는지 상처를 주었던 사람은 없었는지 살펴보았으면 한다. 관계를 회복해야할 가족은 없는지.

특히 가족 간에 관계를 회복하려면 “사랑해.”라고 말해야한다. 상처를 주었다면 용서를 구해야 한다. 골이 깊어지기 전에 마음에 맺힌 것을 풀어야 한다.

아무것도 못 알아들을 것 같은 물도 알아듣고 행복해 하며 발뒤꿈치까지도 사랑을 알아듣고 반응한다. 세포 까지도 알아듣고 자기를 단장할 줄 아는 걸 보면 정말 말도 골라해야한다. 하물며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말로 표현해야한다.

스스로에게도 사랑한다고 행복하다고 최면이라도 걸면서 행복한 봄을 맞이하시는 모든 분들이 되시기를 소원해 본다.

“사랑해요. 여보.” “사랑해. 내 딸” “사랑해. 내 아들”

“사랑해요. 엄마 아빠.” “내 강아지 사랑해.”

-김영숙

(사)가정문화원 원장 / 반포교회 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