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조선 12. 변화하는 가정에 위기가 없다.
‘너 없이 못살겠다’고 매달리다 ‘너 때문에 못살겠다’고 한다.하루아침에 팽당하는 아내나 남편들은 격세지감에 괴로울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베이컨이 말했다. ‘남편에게 있어서 아내란 초년에는 여주인공이고, 중년에는 친구이고, 노년에는 유모다’
남자의 약속은 空約
아내들은 착각한다.
연애시절 남자가 잘해주면 평생 호강할 것이라 나름대로 온갖 상상을 하고 결혼에 대한 환상적인 밑그림을 자세하게 그려놓는다. 그러다 결혼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그림에서 조금만 비켜져도 남편을 몰아세운다.
“당신, 결혼전에는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 극장가고 외식하고 청소같이 힘든 일은 도맡아 하겠다고 했잖아. 아이 생기면 육아도 무조건 반반이라고 약속도 했고 그런데 한 가지도 지킨 게 없어. 이건 사기결혼이야! ” 아내들은 결혼 전에 남자들이 미끼로 던졌던 당의정 같은 약속의 파기에 울분을 토로한다. 연애중인 남자의 약속이나 정치가의 공약은 모두가 헛소리다. 公約이 아니고 空約일 뿐이다. 그 소리를 믿는게 어리석은 일이다. 그래 속는것이 결혼을 앞둔 여자들이고 선량한 국민들이다.
남자들은 콩깍지 씌워지면 사랑하는 여성을 위해 하늘의 별도 따주고 싶은 심정이다. 당연히 뭐든 해주겠다고 말한다. 그 시기엔 그럴 마음이 100%였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결혼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잡은 물고기에 먹이 줄 필요도 없어지는 것이다. 결혼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었으니 이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돌진해야 하는 기질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아내에게는 다소 소홀하게 마련이다. 사랑하니까 이해하려니 생각하고 무심하게 지나친다. 문제는 이런 남편의 심정을 이해할 아내는 지구상에 없다는 점이다.
아내들은 눈앞에 보이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아무리 가슴깊이 아내를 사랑한다 하더라도 듣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
“여보, 사랑해!” 한마디가 “밥 줘!”보다 쉽게 나와야 하는데 남성들은 이런 표현에 미숙하다. 돈 드는 것 아닌데도 너무나 말에 짠돌이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이 아니라 평생을 보장해주는 보증 수표인데도 말이다.
달라진 문화
불과 30여년 만에 달라진 문화속에서 남정네들은 이제는 옛날에 안하던 짓도 해야만 살아 남는다. 그것이 노후 대책이 될수 있다. 가정의 파탄은 어느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같이 부딪치며 살아가는 소소한 일 그리고 일상생활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사랑을 표현하고 손잡아주고 가사도 분담하면서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늘 좋다고 내일도 좋은 것 아니고 내일 좋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것 아니다. 나이를 먹어보니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로 ‘영원한 것은 없다’ 이다.
영원해 보이는 것도 조금씩은 다 변해왔다. 변화는 거부할 수가 없는 밀물이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고 여기에 노년의 평안과 행복이 있다.
남성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초라해 지는 것은 변화에 민감한 여성과 달리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편을 탓하는 소리는 변화에 둔감한 수컷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여인들의 아우성일지도 모른다. 영원한 것은 없다. 실제로 남자들은 변해야 한다.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변화하는 가정에 위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