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클리닉]“우리 부부에겐 맞는게 없어”

“우리는 맞는 게 없어.”
내 아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부부는 다르다.

신혼여행에서부터 우리는 삐걱거려야만 했다.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갔다. 얼마나 낭만적이었겠는가.
다정하게 손잡고,구경하고,사진 찍고 재밌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귤이 흔하지 않았다. 나는 귤을 샀다.
그리고 까먹기 시작했다.
옆에 누가 있는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서 다 먹어버렸다.

아내는 자기에게도 먹으라고,아니 먹여줄 줄 알았단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아내는 너무 기막혀 했다.

“결혼하면 귀부인처럼 대접하겠다고 하더니 이거 완전히 속은 것 아닌가?
어떻게 제 입밖에 모른담.”

뭐가 문제였는가? 나는 5남매의 막내로 자랐다. 나만 잘 먹으면 되었다.
아내는 4남매의 장녀다. 먹을 것 생기면 동생들 챙기고 남을 배려해야만 한다.

우리는 맞는 게 없다. 나는 미숙한 남편이었다.
고진감래의 길고 긴 터널을 거쳤다.
그런데 우리는 이 다른 것 때문에 지금은 더욱 풍성한 삶을 누리고 있다.
다른 것은 분명 축복이다.

두 상 달 가정문화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