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29일 (264호)
“사랑은 내 기준이 아니라 상대방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
여자들은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의미있는 날로 점을 찍고 지나가야한다. 그냥 지나쳐버리면 무관심한 남자로 찍힌다. 그리고 마치 인생전체가 배반당한 것 같은 서운함을 갖는다.
그러나 남자들은 결혼기념일에 큰 의미를 주지 않는다.결혼기념일이나 생일도 365일 중의 하루와 똑같다. 오히려 조금은 거추장스러워 어느 날처럼 그대로 지냈으면 한다. 기념일 챙기는 것도 정성과 사랑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의무로 하고 억지 춘향격이다. 찍히지 않기 위해 떠밀려서 하는 식이다.
여자들은 조그만한 선물하나에도 행복을 느낀다.어느날 갑자기 들고 온 장미꽃 몇 송이에 아내들은 감동을 한다. 남자들은 꽃다발 받고 감동하는 사람은 없다. 꽃다발 같은 것에 큰 의미를 주지도 않는다. 남자들은 꽃다발 들고 다니는 남자를 오히려 색안경으로 볼수도 있다. 좀 덜떨어졌거나 머리가 비었거나 아니면 누구의 뒤나 쫓아다니는 사람쯤으로 생각하는 고루한 사람도 있다.
내 아내도 생일에 장미꽃을 받고 싶어했다. 1개월전부터 예고 통지하고 김치국을 마셨다. ‘11월 8일이 내 생일인줄알지?’하며 장미꽃을 주문했다. 드디어 11월 8일이 되었다. 출근하는 나에게 다시 한번 자기의 생일날임을 상기시켰다. 집문을 나서다가 나는 돌아서서 아내를 향했다. 생일을 축하한다고 말하고 호주머니에서 2만원을 꺼내 주었다. 물론 장미꽃을 사라는 주문과 함께……행복해하리라 기대했던 아내의 표정이 이그러지는 것을 보면서 찜찜한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그날밤 우리집 분위기가 어떠했으리라는 상상은 여백으로 남기고 싶다. 돈잃고 사람잃고 좋은 소리 못 듣고 욕만 바가지로 실컷 얻어먹었다. 얼음처럼 차가운 분위기에 감사하다는 말은커녕…… 아예 상대를 안하려고 한다. 꼬여도 보통 꼬인게 아니다. 돈을 안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것은 사고를 치고 만 것이다. 꽃값 치루고 찍힌 남자. 차라리 꽃값을 주지 않고 출근했더라면 재난은 면할 수 있었을텐데. 후회가 막급했다.
진정 사랑하면서도 사랑의 표현방식이 서툴러서 남자들이 수난을 당한다. 부부는 가장 사랑하는 관계이면서 왜 가장 많이 싸우고 상처를 주고받을까? 사랑하면서 왜 사람들은 사랑에 실패할까? 사랑의 방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내방식대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상대방 기준으로 사랑을 해야 한다.상대가 원하는 방식과 방언으로 해야 한다. 내 기준과 내 방식이 아니다. 상대가 느낄때 사랑이다. 상대가 바라는 방식이 되어야 상대가 느끼는 것이다. 사랑의 부재가 문제가 아니다. 사랑의 방식이 중요한 것이다. 기념일을 의무감으로 챙기는 남성들이여! 그때가 좋은 때인줄 아는 남자가 복이 있다.
나에게 귀여운 외손자 다빈이가 있다. “까꿍”하면 “까르르” 해맑게 웃는다. 어린아이들은 하루에 300번 웃는다고 한다. 놀면서 웃고,엄마보고 웃고,할머니보고 웃고,울다가 웃고,자면서도 웃는다.“까꿍”만 해도 웃고 “어이쿠”하고 머리만 끄덕여도 웃는다.시도때도 없이 웃는다.
때로는 똑같은 내용으로 강의를 해본다. 어른들한테는 웃음이 적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서는 폭발적으로 웃음이 터져나온다. 어른들은 웃음이 없다. 웃음은 나이와 반비례한다.
웃는 가정에 축복이 있다. 나도 웃음이 없는 편이다. 그래서 아내가 내게 제의했다. “우리 마주치면 웃자” 마주칠 때마다 웃어보니 티없이 웃는 모습이 아름답다. 온종일 힘들다가도 활짝 웃는 아내를 보면 편안해진다.
웃는 가정에 행복이 있다. 웃음이 쌓이면 행복이 된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여,이런 규칙을 하나 만들어 보자. “우리 마주치면 서로 웃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