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좋은 아들이기보다 좋은 남편!

[[제1519호] 2016년 9월 10일]
문제의 자녀가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부모가 있을 뿐이다.

헬리콥터 맘들이 마마보이를 만든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과보호 속에 살아온 마마보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다. 엄마의 품만 찾는 ‘캥거루족’,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피터팬증후군’ 등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조차 갖지 못한다. 또한 딸을 자신의 분신으로 생각하는 마마걸 맘도 있다. 딸을 통해 자신의 못다 한 꿈을 이루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위가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데, 장모들의 눈에 비치는 사위는 자격 미달이다. 시어머니들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달랑 3개월 연애한 며느리가 들어와 호강을 해?” 집에서 살림 잘하는 며느리를 보고도 “다른 집 며느리들은 나가서 돈도 잘 벌어 오던데 얘는 놀고먹으며 내 아들 등골만 빼먹네!” 하며 억울해한다. 아들이 행여 아내를 위해 간식이라도 사 들고 오면 ‘마누라밖에 모르는 팔불출’로 생각한다. ‘내가 아들 헛 키웠다’며 탄식하기도 한다.

“어머니는 저희 부부가 시장에 갈 때도 같이 가셨습니다. 하루는 아내가 좋아하는 통조림을 하나 사게 됐는데 집에 와서 그걸 본 어머니가, ‘나 몰래 마누라 것 사고 싶더냐’며 화를 내시더라고요.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내가 매일같이 눈물로 털어놓던 하소연이 그제야 이해가 됐어요.”

K씨는 전형적인 마마보이였다. 상담을 통해 용기를 얻은 K씨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우리 인생에 간섭하지 마세요. 이제부터는 제 인생을 살게요.” 그리고는 대출을 받아 월세방을 얻어 홀어머니로부터 독립했다. 비록 17평의 작은 연립주택이지만 행복하다고, 아내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아내는 당분간 주말은 꼭 어머니께 가서 보내자, 전화도 더 자주 드리자”며 이것저것 먼저 챙긴다. 아내가 막연히 내 어머니를 싫어해서 갈등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니 더 고맙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들을 떠나보낸 홀어머니는 한동안 끼니를 거를 정도로 서운해 했다. 하지만 이내 아파트 부녀회장 선거까지 나설 정도로 또다른 재미를 찾아 바쁘게 살았다. 마마보이 아들의 굴레에서 벗어난 어머니는 늦게나마 자신만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고부 갈등 상황에서 과거의 남편들은 어머니의 편에 섰다. 어머니는 한 분이지만 아내는 또 얻으면 된다는 착각에 빠져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문화가 달라졌다. 세상이 바뀌었다.

“어머니가 제 어머니라는 사실은 평생을 두고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호적을 지워도 어머니는 절대로 아들을 떠날 수도 없어요. 하지만 아내는 한 번 떠나면 다시 오지 않습니다. 나는 아내를 잡아야 해요. 그래서 아내 편입니다.” 한 젊은이의 고백이다.

남편들아! 좋은 아들이 되기보다 좋은 남편이 되어라. 좋은 딸이 되기보다 좋은 아내가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