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중년기 부부대화와 소통 – 1) 대화도 기술이다
[[제1543호] 2017년 3월 18일]
대화나 소통의 수준이 부부 행복의 척도가 된다.
말을 통해서 소통이 이루어지고 친밀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대화 경색증에 걸려있다.
대화의 방법들이 서툴고 미숙하다.
그래 소소한 일들에서 부딪치고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남녀는 감정의 근원지가 다르고 생각의 틀이 다르다.
그러나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또 많은 부부들이 자신도 모르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병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
대화도 습관이기 때문에 훈련받지 않으면 쉽게 패턴이 바뀌지 않는다.
여러 가지 형태의 대화가 있다.
먼저 침묵의 대화가 있다.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부부싸움 후 입을 꼭 닫는다. 냉전 중이니 냉랭할 수밖에 없다.
침묵이 흐른다. 침묵은 금이 아니라 독이 되는 것이다.
냉랭한 분위기에 있다가 남편이 문을 꽝 닫고 밖에 나갔다.
사실은 남편은 편지를 가지러 나간 것인데 아내는 꽁하고 마음을 더더욱 닫아버린다.
“어디 두고보자. 밥 먹을 생각은 하지도 말라구. 밥을 주나봐라.”
냉랭한 관계에 분노만 끓는다.
뒷주머니를 찬 대화가 있다.
말하는 겉과 속이 다른 것이다.
하고 싶은 의도와 표현되는 말이 다른 것이다.
남편은 요즘 아내가 밖으로 돌고 가정 일에 소홀한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러던 차에 “어머니가 해주는 김치찌개는 맛이 있던데 왜 반찬이 요새 이래?”
하며 젓가락을 놓아 버렸다. 아내 마음에 불을 지른 것이다.
“그럼 어머니한테 가서 살지 나하고 살아요? 어머니한테 가라구.” 하고 응수해 버렸다.
남편은 아내에게 “여보 당신 무슨 일이 있소? 아이들에게 소홀한 것 같아 신경이 쓰이는데.”
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아내 역시 중년기에 들며 마음이 불안하고 흔들리며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사랑과 위로를 받고 싶었다.
그런 두 사람 모두 마음과 다른 말들을 해버린 것이다.
자기주장만 늘어놓는 대화가 있다.
상대방의 말을 들을 리 없다.
일방적일 뿐이다. 당해낼 수 없는 막무가내 사람들이다.
자존심이 걸린 대화가 있다.
약점 허점을 꼭꼭 찌른다. 그런 대화에 소통이란 없다.
소소한 작은 일들에서 마음 상하는 갈등의 골만 깊어진다.
대화에 자기중심적으로 말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상대방의 필요나 입장 그리고 기질을 모른다.
대화도 기술이다. 연습도 하고 훈련도 해야 한다.
갈등할 때에는 올바른 멘토도 필요하다.
밖에서 만날 수 있는 스승 같은 멘토를 두어라.
그러나 가장 좋은 멘토는 부부가 될 수 있다.
나이가 들고 보니 내 아내가 나의 훌륭한 멘토였다.
옛날에는 전부 잔소리 같아 귓등으로도 안들었다.
쓰잘데기 없는 소리 말라며 들으려고도 안했다.
그런데 이제와 보니 아내 말이 다 맞는 말이였다.
원수가 아니였다.
“여보 고마워. 당신이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