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 구순하게 살아가기 – 서로하기 나름
[[제1565호] 2017년 9월 23일]
‘구순하다’는 말이 있다. 서로 사귀거나 지내는데 사이가 좋고 화목하다는 뜻이다.
배려와 용서도 기술이다.
“그놈은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어떻게 용서를 해.”
마음에 한이 맺힐 대로 맺혀서 용서할 수 없다고 부르짖는 사람들이 있다.
이해한다.
용서가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은 그저 빨리 용서해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용서는 자기를 위하는 것이 되기도 하지만 용서에는 엄청난 대가와 축복이 따라온다.
삶이란 “아 너무너무 좋아서 행복하다”란 순간도 있지만
“아 좋다, 이만하면 괜찮다”거나
“힘들고 고통스럽다”의 순간들의 교집합인 것이다.
옛말에 “구순하게 산다”라는 말이 있다.
부부 사이가 구순할 때는 표정도 밝고 이야기도 긍정적으로 하게 된다.
그런데 저 인간하고 관계나 감정이 안 좋을 때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도 얄미운 소리를 하거나 밉살스러운 행동을 하게 된다.
기분은 수시로 변한다.
항상 좋은 것만 있는 것도 항상 나쁜 것만도 아니다.
기분이란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도 내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 행복과 불행으로 갈린다.
기분이 나쁠 때 배우자에게 아픈 상처를 주기 쉽다.
그렇게 되면 상대도 반격을 하니 서로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어디서 고리를 끊어야 하는가. 나부터 고리를 끊어야 한다.
내가 나를 설득한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좀 더 구순해질 수 있을까.
이건 오랜 훈련을 통해서 가능하다.
구순해지거나 내 감정을 다스리는 기술도 학습해야 할 삶의 중요한 기술이다.
인생 후반전에서는 경제적인 준비나 건강이 중요하다.
거기에 삶의 가치, 의미, 보람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다.
그중에서도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부부 관계다.
그래서 인생의 하프타임에서는 부부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어떻게 하면 서로를 긍휼히 여기며 사랑할까. 상대방이 무엇을 필요로 하나?
배우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배우자가 원하는 것을 다 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최소한 배우자가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만 해도 부부 관계는 좋아질 수 있다.
버럭 소리 지르지 말고 말 한마디라도 부드럽게 하자.
상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남편은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개켜야 한다.
그것이 늙어가는 아내를 위해 배려하는 사랑이다.
‘남자가 무슨 이런 쪼잔한 일을 해?’
‘은퇴하니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아직도 주제를 파악 못하는 것이다.
‘내가 여태껏 이런 거 안 하고도 잘만 살아왔다’ 할 게 아니다.
‘여태껏 이런 것 안했으니 이제 라도 해야겠다’ 그런 마음이 부부관계를 부드럽게 한다.
사랑은 배려하는 것이다. 친밀감은 배려에서 시작된다.
그것이 아주 고차원적인 사랑이다.
지금부터 관계회복에 신경 쓸 일이다.
마음을 조금만 바꾸면, 말투를 조금만 바꾸면 배우자가 행복해진다.
서로하기 나름이다.
남 탓할 일이 아니다.
아내는 남편하기 나름이다.
남편도 아내하기 나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