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 나이 들어서는 마누라를 챙겨라
[[제1571호] 2017년 11월 11일]
“매일 지지고 볶으며 산다.”
중년 부부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이 한마디에는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면서 사는 부부의 일상이 표현된 것이다. 부부 생활은 갈등과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세상사 사연 없는 사람이 없듯이 사연 없는 부부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최근에는 지지고 볶는 과정을 과감히 포기하고, ‘인스턴트식’ 부부 생활을 추구하는 가정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20년 이상 중년 부부들의 ‘황혼이혼’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 ‘2017년 혼인·이혼 통계(통계청)’를 보면, 지난해 황혼이혼은 전체 이혼 건 중 30%를 넘었다. 1990년에는 5.2%(233건)에 불과했다. 중년이후 부부 이혼율이 4년 이하 신혼부부 이혼율(24.7%)까지 앞질렀다.
이제 이혼이 흠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TV에서는 황혼이혼과 졸혼까지 단골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졸혼이나 이혼은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다. 이혼은 부부 갈등의 해결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일 수 있다. 신던 구두가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계속해서 새 구두를 신을 것인가? 발에 물집만 잡히고 고통만 더 심해질 것이다.
우선, 이혼은 당사자들 뿐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입힌다. 가장 친밀한 관계의 해체는 수명이 수년씩 단축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 따른다. 가족관계가 망가질 뿐만 아니라 애써 함께 일군 가정경제가 한순간에 무너진다. 게다가 자녀는 어떤가. 부모 잘못 만나 받은 끔찍한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
물론 이혼을 쉽게 결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가정에는 갈등과 분쟁이 있다. 정도의 차이와 문제해결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나와 완벽하게 맞는 사람을 골라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려면 결혼이란 제도 자체가 없어져야 할 것이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투고 싸우지만 부부의 다름은 큰 축복이다. 다름은 종족보존 유지의 필수조건이다. 부모가 다를수록 건강하고 우수한 자녀가 태어난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 보완이 된다. 나와 똑같다면 발전이 없을 것이다. 또 다르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 다름이 좋아 결혼했는데 달라서 못살겠다고 한다. 부부 사이가 평생 낭만의 레일 위만을 달려갈 수는 없다. 사랑과 미움, 애증의 경계선을 달려가는 것이다. 희노애락이 있다. 동거동락(同居同樂)은 동고동락(同苦同落)이 되기도 한다.
둘이 산다는 것은 때로 갈등이 있고 상처를 주고받을 수 있다. 혼자 살면 갈등은 없다. 그러나 인생의 진정한 행복은 맛볼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100세를 넘은 장수 노인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부부 금실이 좋다는 공통점이 있다. 화목한 부부는 정서적 안정감과 심리적 행복감을 누리기 때문에 건강하고 장수할 수 있다.
장수시대에 준비해야 할 첫째 덕목이 있다면 배우자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은퇴 후 행복한 부부 생활을 유지하려면 남편들의 변화와 헌신이 필수적이다. 젊어서는 일을 챙겼지만 나이 들어서는 마누라를 챙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