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부부관계 거저 좋아지는 게 아니다
[[제1574호] 2017년 12월 2일]

사랑의 방법도 기술이고 배워야한다. 여자는 하루에 2만5천 단어를 사용하고 남자는 7천 단어를 사용한다. 아내는 기껏해야 집에서 3~4천 단어밖에 못쓴다. 남편은 바깥에서 하루에 사용할 언어를 다 써버렸다. 현관문에 딱 들어서자 아내는 아직 안 쓴 단어들을 털어놓고 싶어 속사포로 얘기한다. 남자는 정말 쉬고 싶어서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여자는 그동안 참았던 말을 쏟아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어난 모든 일을 쏟아내니까 질리게 된다.

그래서 대화는 어디에서 어떤 때에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분별해야 한다. 남편이 집에 들어오면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해라. 아내의 웃음은 가장 아름다운 인테리어이다. 이후 내버려 두면 자기가 알아서 스스로 옷을 바꿔 입고 손을 씻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그때 얘기를 하라. 대화는 때와 장소를 구분해야 한다.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것을 태생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그들의 기질이기도 하고 습관이다. 공감하면서 얘기하다보면, 서로의 애틋한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부부란 무엇인가. 나이 들수록 꼴 보기 싫어지는 게 아니라, 더 애틋한 감정이 살아나야 한다. 예쁜 정, 고운 정이 아니다. 연민의 정, 고마운 정이다. 여자들은 그렇지 않은가? 아무리 지지고 볶고 싸워도, 언뜻언뜻 보여주는 아내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 때 믿고 신뢰한다. 그래서 남편은 아내에 대한 마음과 사랑을 때때로 적절하게 표현해야 한다. 행복은 문제와 갈등이 없는 상황이 아니라, 어떻게 그것들을 다루느냐의 문제이다. 즉, 행복은 능력이고 기술이다. 행복해지는 기술을 배우지 않고, 자기 습관대로 사니 갈등이 커지고 불행의 레일로 접어들게 된다.

부부로 30년 이상 살다보면, 상대방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알만큼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은 모르고 서투르고 비전문가이다. 사랑도 배워야 커진다! 배움에는 보상이 따른다. 우리가 변하지 않는 것은 2~30살 때까지 배웠던 공부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우려먹고 살기 때문이다. 20대에 익혀둔 그 기준과 잣대로 평생을 살아가려고 하니 갈등이고 문제이다. 부부관계 개선을 위한 책을 함께 읽고 대화의 공통 소재로 삼아라.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기 때문에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변하려면 배워야 한다. 부부 행복을 위한 책도 구입해 읽어보자. 부부학교 프로그램이나 부부관계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도 좋다. 적어도 끊어졌던 부부관계를 맺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대단한 테크닉을 배우기보다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두 사람만의 여행을 계획해본다. 2박3일 아니면 단 하루라도 둘만의 조용한 여행도 좋다. 함께 있으면 이야기 소재가 생기고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줄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모든 부부관계는 거의 회복할 수 있다. 갈등하는 이유는 갈등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갈등을 통해서 부부는 조절과 타협을 배우며 좀 더 성숙한 관계로 발전해가는 것이다. 부부관계 거저 좋아지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