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불혹의 나이에는?
[[제1576호] 2017년 12월 23일]

중년은 일생의 빨간불이 들어오는 제 2의 위기 사춘기(思秋期)이다. Morrison 박사는 말하기를 “20대는 가정을 소유한다. 30대는 직장을 소유한다. 40대는 불안을 소유한다”라고 했다. 상실감에 함몰되는 시기도 이때이다. 그래서 일탈한다.

둥지를 떠나는 자녀들, 무덤덤하고 무관심한 배우자! 가정으로부터 정서적으로 채워지지 못하는 허전함과 고독이 있다. 중년에는 성취의 불안과 젊음의 상실로부터 오는 불안이 있다. 유혹의 함정도 널려있다.

중년의 시기. 이 불안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할 때 방황하는 ‘마의 40대’가 되는 것이다. 인생의 두 번째 빨간 불이 들어오는 불혹의 나이는 탈선의 시기이기도 하다. 유혹의 손길이 뻗치는 위기도 중년이다. 다윗도 불혹의 나이에 밧세바를 범했다. 허전함과 불안에 일탈을 하고 그 후유증으로 상담해오는 부부가 많다.

어쩌다 만난 묘령의 사람으로부터 친절한 관심과 자상한 배려를 받게 될 때 홀딱 넘어 가는 게 인간이다.

유혹에 끌려 이래서는 안 되는데… 하는 자기 절제의 마음과 이성에게 끌리는 호기심 사이에서 갈등하며 괴로워한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의 연약함으로 인하여 두 마음의 경계선상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상상의 나래가 윤리의 경계 선상에서 서성거린다. 선악의 이편과 저편을 동시에 왕래하면서 가상과 현실 속에서 갈등을 한다.

민법 840조에 이혼 사유 6가지가 있다. 그 첫 번째 사유가 ‘배우자의 부정행위, 불륜, 외도’이다. 그리고 40~50대 이혼사유 중 제일 큰 비중도 외도(42%)이다.

사랑이 없이도 남자는 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자는 아니다. 남자는 바람일 뿐인데 여자는 절실한 감정, 애틋한 현실, 낭만적인 사랑으로 착각을 한다. 그래서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고 꼬인다. 요즈음 애인 없는 아줌마는 장애인이라고 할 정도로 가정일탈이 심각하다. 이런 시류의 외도 알레고리가 있다.

연하남과 사귀면 ‘금메달’

동갑남과 사귀면 ‘은메달’

연상남과 사귀면 ‘동메달’

그도 저도 없는 사람은 ‘목메달’ 이라고 한다.

중심을 잃은 삶이 요동치는 부박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릇된 감정의 추종이 가정을 파괴하고 있다.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가지고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없다.

평생 반려자 배우자를 불행하게 만들어 놓고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없다. 늦게 찾아온 늦감기, 외도 문제로 가정이 파탄이 되기도 한다. 가정을 파괴하거나 이혼하기 위해 외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유혹과 호기심에 이끌려 어느 날 말려든 일탈과 외도의 결과는 가정 파탄을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외도의 길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나이가 들어 돈 없고 힘 빠져서 집에 돌아와 보아도 젖은 낙엽처럼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환영받지 못하는 초라한 삶이 되고 만다.

중년은 노도광풍이 부는 시기이기도 하다. 평범해 보이는 내 배우자 속에 보물이 있다. 미운 오리인 줄 알고 살아왔지만 알고 보니 우아한 백조였다. 다른 길 찾아보지만 가던 길, 처음 관계가 최선이다. 그리고 그 속에 행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