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환상의 복식조가 되는 길은…
[[제1596호] 2018년 5월 26일]
한 대학 축제에서 미혼자를 위한 특강을 한 일이 있다. 이상적인 여성상이 뭐냐고 남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우수한 학벌에, 얼굴 예뻐야 하고, 좋은 가문에, 교양이 넘치고, 품위가 있으며, 긴 다리 에스라인의 쭉쭉 빵빵한 맵시에 드세지 않은 순종적인 성품이여야 하고, 낮에는 정숙하고 상냥하며 밤에는 요부가 되며, 심심할 때는 친구가 되고, 힘들 때는 어머니처럼 포근하며, 연인 같고 누나 같고 심심할 때 동생 같고 요리나 청소는 전문가 수준이고, 맞벌이로 돈도 잘 벌고, 돈이나 보석을 좋아하지 않으며, 아프지도 않고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해도 지치지 않는 슈퍼우먼에….” 끝이 없다. 그래서 한마디로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세상에 그렇게 완벽한 여인은 없다. 그냥 혼자 살아라! 그게 답이다.”
결혼이란 훌륭하고 완벽한 짝을 찾아내는 일이 아니다. 부족한 사람끼리 만나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완전한 삶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결혼이다. 부부는 결혼 전까지 각자 써 온 단행본이 있다. 결혼은 이 두 권의 단행본을 조화시켜 하나의 합본으로 과정이다. 이때 얼마나 나를 버리고 상대방을 수용할 수 있느냐, 얼마나 조화롭게 상대방에게 나를 맞출 수 있느냐가 성공적인 결혼의 관건이 된다. 내 기준에 맞춰 상대가 써 온 단행본을 개정판이나 수정판으로 만들려고 하니 문제다.
나는 변하지 않으면서 상대가 내 입맛에 맞게 변화해 주기를 바라니 갈등이다. 바로 ‘바라는 배필’이다. 바라는 배필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상대가 자기 요구를 다 들어 주고 자기 필요를 다 채워 주기를 바란다.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불평을 하고 갈등의 원인을 상대에게 덮어씌운다. ‘돕는 배필’은 이타적이고 헌신적이다. 상대를 사랑하고 배려해 준다. 부족한 점을 채워 주고 보완해 준다.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고 기꺼이 협력한다.
‘사랑한다’라는 동사 다음으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동사는 ‘돕다’이다. 상대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이라 여기고 돕고 보완해가며 그 속에서 보람을 찾는다. 나는 바라는 배필인가, 돕는 배필인가? 부부는 서로 돕는 배필이 되어야 한다. 나는 바라는 배필이면서 상대는 돕는 배필이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상대의 희생 위에 자신의 행복을 쌓아 올리겠다는 고약한 심보이다.
부부의 삶은 단식이 아니라 복식이다. 이인삼각 경기처럼 개인플레이가 아니라 팀플레이를 해야만 한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부부는 환상의 복식조가 되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수많은 경기에서 마음을 맞추고 호흡을 맞춰 온 세월이 있을 때, 비로소 최강의 전력을 갖춘 복식조가 탄생하는 것이다.
기억하라! 당신 부부를 환상의 복식조로 만들어 줄 최고의 전략은 한 가지 법칙밖에 없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다. 서로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이다. 아내가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