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아내지향의 남편들이 살아남으려면

 

남편이 온종일 밖에서 일하다 집에 들어왔다.

현관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나와서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아버지, 안녕히 다녀오셨어요?” 인사를 받은 아버지는 두리번거리더니 아이들만 있는 것을 보고 “왜 집에 아무도 없냐?” 라고 했다. 아이들이 있는데도 아내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무언가?

아이들이 있건 없건 아내가 있어야 한다. 남편들은 대체적으로 아내지향적이다.

밖에서 일할 때는 아내라는 존재를 잊어버린다. 그러나 집에 돌아오면 남편들은 아내를 먼저 찾는다. 아이 이름을 부르고 집에 들어와도 찾는 것은 아내다. 식구들이 다 있어도 아내가 없으면 남편의 마음에는 집안이 텅 빈 것 같다. 아이들은 없어도 아내가 있으면 된다. 그렇다고 집에 와서 아내한테 살갑게 하거나 다정하게 대화를 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아내를 찾고 아내가 있어야만 한다. 여러모로 아내가 꼭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런 것 같다. 더 아내의존적이고 아내 눈치를 보아야한다.

그러나 아내들은 남편지향이 아니라 자녀지향적이다. 남편보다는 아이들을 먼저 챙긴다. 자녀들이 우선이고 자녀를 돌봐야 하는 자녀밀착형이다.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 모성애는 본능적이고 무조건적이다. 삶 전체를 바치는 희생이고 자녀를 위해서라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그런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자랐다. 그래 나는 그 어머니를 생각 할 때마다 어머니가 그립다. 감정에 받쳐 오르고 울컥해지며 목이 메여오기도 한다.

그래서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키워내는 것이다. 남편들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좋은 세월 태평연월을 보내다가도 아이가 태어나고서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우선 순위권에서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자녀들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아내들은 남편 뒷바라지하던 생각들과 손길이 자녀에게로 향할 수밖에 없다. 남편은 그야말로 찬밥신세다. 어머니의 그런 모성애를 모르고 투정부리다가 갈등이 되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자녀를 다 키워 결혼시키고 나면 남편에게 좀 살가워지려나 했더니 웬걸 그 자리를 손주가 차지해 버렸다.

그렇다고 젊어서처럼 큰소리치고 살 수도 없다. 그랬다가는 재앙을 만난다.

그 옛날 아내가 입덧할 때 무신했다가 곧잘 성깔 부렸던 남자라면 더더욱 서제막급- 어찌하랴?

지금이라도 개과천선 은신 자중하며 아내한테 충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세월이 하수상하니 아니꼬와도 주제를 파악하고 숨죽이며 살수밖에 없다.

그것이 천덕꾸러기 찬밥신세를 면하는 생존전략인걸…

젊어서 딴 짓했던 남자라면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남편들아 우리 기죽지 말자. 남자들이 점점 살기 힘든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변화하는 가정에는 행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