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남편과 가구의 공통점
[[제1612호]  2018년 9월  22일]

미국에 사는 한 주부가 색다른 이색광고를 낸 일이 있다. 결혼 40년 된 주부다.

‘남편을 염가로 양도합니다. 사냥도구와 골프채 그리고 사냥개 한 마리를 덤으로 드립니다’였다.

광고가 나간 후 이 주부는 60여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중엔 남편은 필요 없고 사냥도구와 사냥개만 양도할 수 없느냐고 문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이미 이혼한 주부들은 이혼 후 겪은 어려움과 후유증을 말하며 만류하기도 했다.

이혼 후 자녀양육과 교육이 힘들더라, 외롭더라 등등… 을 말하며 웬만하면 참고 살라는 충고들이 대부분이었다.

이혼을 하면 또 다른 행복의 세계가 펼쳐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헤어지고 보니 행복의 열차가 아닌 또 다른 고통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혼한 사람들의 70~80%는 후회를 하는 것이다.

주부들에게 바꾸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남편과 가구’라는 대답이 나왔다.

남편과 가구에는 공통점이라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남편이나 가구는 모두 말이 없다. 말을 알아듣지도 못한다.

정감 있는 언어나 감정의 소통이 안 된다. 세월과 더불어 낡아빠진다.

쓸모나 값어치도 떨어진다.

오래될수록 칙칙해지고 매력도 없다. 앉아만 있고 꼼짝도 안하려고 한다.

때때로 거추장스럽기도 하다.

버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같이 있어도 좋지를 않다.

바꾸면 새로운 분위기로 얼마동안은 즐길 수 있다.

어느 시인은 ‘가구’라는 시로 부부관계를 나타내기도 했다.

 ‘아내와 나는 가구처럼 자기 자리에 놓여있다. 장롱이 그랬듯이/ 오래 묵은 습관들을 담은 채/…….본래 가구들끼리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아내는 방에 놓여있고 나는 내 자리에서 내 그림자와 함께 육중하게 어두워지고 있을 뿐이다’

접시꽃 같은 사랑에서 오래된 가구와 같은 사랑으로 변질될 수도 있는 게 부박한 부부간 사랑이다.

가족이니까 괜찮겠지, 잔소리를 계속해대도, 조금 큰소리를 친다 해도 이해하겠지,

말을 안 해도 알겠지 하는 가족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문제인 것이다.

비합리적인 습관에 익숙해지며 많은 노부부들이 무덤덤하게 살아간다. 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그래 남편을 바꾸고 싶다고….

태도와 생각을 바꾸면 웬수가 천사가 된다.

그리고 이보다 더 좋은 의지할 사람은 없다. 연륜이 쌓여 오래될수록 고색 찬란하다.

오래될수록 잔소리 해대는 웬수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