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남편의 작은 배려와 사랑은 아내에게 큰 산 | |
[[제1619호] 2018년 11월 17일] | |
운전면허를 힘겹게 딴 어느 아내 이야기다. 갓 운전면허를 딴 아내의 상기된 표정을 보며 남편은 기분이 상쾌했다. 아내가 저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최근에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남편 생각에는 운전면허를 취득한 것이 그리 대수롭지 않은지 몰라도 아내의 입장에서는 보통 큰 기쁨이 아니었다. 주말에 남편은 아내가 직접 운전하는 차를 타고 남한산성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초보운전자인 아내는 매우 긴장하고 경직된. 자세로 핸들을 잡고 차를 몰았다. 그러나 비교적 침착하게 운전을 잘했다. 남편은 아내와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흠뻑 칭찬을 해 주었다. “당신은 재능이 있어 운전도 참 침착하게 잘하는군, 성격이 워낙 좋으니까 운전도 예쁘게 하는 것 같아.” 아내는 남편의 칭찬에 기분이 상기됐다. 남편은 행여 아내가 우쭐한 마음에 과속 운전을 할까 봐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시속 60킬로로 차를 모는 사람이 부르는 찬송은 427장 ‘내가 매일 기쁘게’라는군. 시속 80킬로로 달리는 사람은 364장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이래.” 아내는 깔깔대며 웃었다. “그럼 100킬로는 뭔가요?” 남편은 아내의 재밌어 하는 모습을 즐기며 대답한다. “100킬로로 달리는 사람은 318장 ‘예수가 우리를 부르는 소리’지. 120킬로는 뭔지 모르지? 그 사람이 부를 찬송은 291장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라는군.” 이 부부의 금실은 마을에서도 소문이 자자했다. 그렇다고 아내가 특별히 미인도 아닌데 남편은 아내를 금이야 옥이야 여겼다. 아내도 특별히 유능하거나 잘생기지도 않은 남편을 하늘처럼 섬겼다. 친구들은 이 부부를 ‘닭살커플’이라고 놀려댔지만 그런 것은 개의치 않았다. 어느 날, 외출했다가 돌아온 아내가 남편에게 하소연을 했다. ‘초보운전’이라고 자동차 뒤에 써 붙인 글씨를 보고 다른 운전자들이 빵빵거리며 어찌나 공격적으로 덤비는지 무서워서 혼이 났다는 것이다. 경적을 울려대며 위협을 하는 운전자들이 무서워 사고를 낼 뻔 했다는 것이다. 남편은 아내의 자동차 뒤에 붙인 ‘초보운전’이라는 글을 떼어 내고 다음과 같은 글을 써 붙였다. “답답하시죠? 저는 정말 미치겠어요.” 그 뒤로는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미소를 짓더라는 것이다. 그 글씨를 보고도 경적을 울려대는 운전자가 있다면 아마 그는 정신병원에 가야 할 것이다. 남편의 작은 배려와 관심이 아내를 초보운전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했다. 여성은 작은 배려와 친절에 감동한다. 아내의 정서를 만져주는 것이다. 그런 감성적 남자가 아내에게는 큰 산이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