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밖에 모르는 자린고비 남편이 있다. 아내에게 콩나물 값까지 헤아려 주는 짠돌이다. 하긴 무일푼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배수진을 치고 일해 이만큼 살림 기반을 잡은 건 남편의 자린고비정신 덕이기도 하다. 그래서 남편이 사업을 일으켜 세우는 동안 아내 역시 이를 악물며 고생을 같이 했다.
이제 사업도 자리를 잡았고 남부럽지 않은 형편이 되었는데 여전히 남편은 자린고비 행세를 한다. 아내는 한 푼이라도 아끼느라 늘 궁상을 떠는 남편이 못마땅하다. 남들 다 사는 에어컨은 그만두고라도 15년이나 쓴 중고 냉장고와 덜덜거리는 선풍기는 보기만 해도 신물이 난다. 함께 외출을 하거나 모임에 나가서도 얼굴이 화끈해지도록 난처한 경우를 당할 때가 많다. 친구들과 같이 식사를 해도 음식 값 한 번 시원스레 내는 일이 없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숨고 싶은 심정이다. 남을 위해 베푸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친구가 생길 리 없다. 남편은 남과 어울릴 줄도 모르고 늘 ‘돈, 돈’ 하면서 일에만 매달려 사는 일벌레다. 아내는 그런 남편이 못마땅하다가도 한편으로는 측은하게 여겨져지기도 한다. ‘내가 아니면 누가 이 사람을 감싸랴’ 하는 마음으로 참고 살고 있다. 남편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모른다. 아내 사랑하는 방법을 알 턱도 없다. 이런 남편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쓸쓸한 노후를 맞게 될 것이 뻔하다.
이 자린고비 남편만큼은 아니더라도 유난히 아내에게 인색한 남편들이 있다. 회사 동료나 여직원들에게는 밥도 사고 선물도 잘 하면서 아내에게는 외식 한 번 시켜주지 않는 남편이다, 다른 여자들의 패션 감각은 칭찬하면서도 아내에게는 변변한 새 옷 한 벌 사 주지 않는 남편. 명절 때 본가에는 갈비다 뭐다 바리바리 싸 들고 가면서 처가에는 과일 한 박스 사 가는 것도 아까워 벌벌 떠는 남편들. 도대체 뭘 믿고 이러는 것일까?
아내는 나와 평생을 같이 할 유일한 사람이다. 풍성한 삶을 누리려면 나를 알아주는 친구나 동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늙어서 병들고 초라해졌을 때 막상 기댈 수 있는 이는 아내뿐이다. 이런 아내에게 평소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뿌린 대로 거둔다. 남편들이여, 누구보다 아내에게 먼저 투자하라. 고마운 날, 특별한날, 아내만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라.
돈을 쓸 때 쓸 줄 아는 멋진 남편이 되라. 가정에서 지나친 짠돌이는 재물보다 더 소중한 것을 잃을 수 있다. 아내한테 투자하고 보험을 들어라.
내가 마음을 사기 위해 가장 힘 써야할 사람이 누구일까? 그 여인은 하나 밖에 없다. 내 아내다. 인생을 아내한테 헷지해라. 사랑의 잔고를 잔뜩 쌓아두어야 할 사람은 바로 내 아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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