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 결혼 초 멘토를 두어라

[[제1629호]  2019년 2월  2일]

삶에서 멘토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상담도 받고 조언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 생활에도 마찬가지다.

부부의 문제를 들어주고 손 잡아주고 보다 나은 방향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멘토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분이나, 전문적인 상담 지식을 가진 분이나 모범을 보이는 좋은 부부도 좋다. 결혼 초기는 부부가 평생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래서 멘토의 역할이 더욱 필요한 때다. 부부는 갈등하고 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말 잘 싸우는 부부는 져줄 줄 아는 부부다.

부부 싸움은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다. 윈윈(win-win) 게임이 되어야 한다. 부부 싸움은 승패 게임이 아니다. 한쪽이 따면 한쪽은 잃는 도박판도 아니다. 승패를 겨루는 경기장도 아니다.

부부가 싸우고 나서 한 사람 입이 며칠 동안이나 삐죽 나와 있다면 과연 이겼다는 사람의 마음은 편할까. 그것은 둘 다 진 게임인 것이다. 갈등은 하되 싸우지 않고 이기는 싸움이 있다.

‘부전이승 부전이굴(不戰而勝 不戰而屈)’의 병법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이 있고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법이 있다.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너그러움이 있다. 그래도 안 되면 36계의 전략이 있다.

‘주위상(走爲上)’, 여의치 않으면 피하라는 뜻이다. 격한 상황에서는 ‘Time Out’을 외치고 잠시만 열을 식히면 사소한 일에 흥분한 유치한 자신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 부부도 부부 공부를 하기 전에는 수없이 부딪쳤다. 내 아내는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답을 바라는데 나는 무조건 일을 저지르고 본다.

내 아내는 조용히 상대방을 설득하는 타입인데 성질 급한 나는 화부터 내는 ‘버럭남’이다. 나와 너무 다른 아내를 받아들이기까지 나도 시간이 꽤 걸렸다.

부부는 서로 다른 사람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기술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좀 더 일찍 멘토를 만났더라면 결혼 초 가슴앓이는 적었을 것이다.

그래서 결혼의 선배로, 인생의 선배로, 갈등의 선배로, 오늘도 우리 부부는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다.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내면의 상처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남편과 아내는 부부라는 인연으로 맺어진 인생 최고의 연합군이다. 남은 세월, 세상을 함께 헤치고 나갈 내 편 그리고 내 아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둘만의 신뢰와 사랑이다. 신뢰와 사랑이 결여된 곳에 가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