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곰 아내, 참새 아내
2005년 1월 29일(219호) 곰 아내, 참새 아내 초인종 소리. 아내가 반갑게 남편을 맞는다. 직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아내의 질문이 시작된다. 아내는 남편을 향해 오늘 일어난 시시콜콜한 일들을 보고하지만 남편은 영 관심 밖이다. 부부의 대화는 계속 공회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제서야 아내는 식탁에 음식을 올려놓는다. 남편은 ‘참새 아내’의 수다에 피곤할 뿐이다. 아내가 하는 말들의 대부분은 남편과 전혀 상관이 없는 무가치한 것들이다.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집에 들어온 남편은 오히려 더욱 피로가 가중되는 느낌이다. ‘좀 조용하고 차분한 여자와 살아보았으면···.’ 남편은 이런 상상을 해본다. 직장에서 분주하게 보내는 남편들은 자신의 집을 동굴로 여긴다. 자신만의 편안한 공간을 갖고 싶은 것이다. 남편들은 퇴근해 집에 들어오면 [...]
[부부 클리닉] 평생 웬수! 서로 사랑해라
평생 웬수! 서로 사랑해라. 부부는 사랑의 관계인가, 웬수인가? 가장 친밀한 사이가 부부이면서 때로는 원수처럼 사는 게 부부다. 아니 대부분의 부부들은 그저 무덤덤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된장 쉰 것은 1년 원수지만 배우자 나쁜 것은 백년 원수란 속담도 있다. 초혼의 젊은이들에게는 분출되는 호르몬과 열정과 싱그러움이 있다. 설렘과 감동과 가슴 적시는 사랑도 있다. 그러나 세월의 연륜과 더불어 이러한 것들은 소멸되어 간다. 사랑의 호르몬은 30개월이 지나면 시들해지는 것으로 되어있다. 젊어서는 고은정, 이쁜정으로 산다. 그러나 나이 들어서는 아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사랑하면서도 부딪치고 엉키기도 한다. 서로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연륜과 더불어 고은정, 미운정, 구린정이 엉키고 그러면서 연민의 정으로 살아가는 것이 부부다. 그래서 오래 산 [...]
[부부 클리닉] 지구촌 최대 재앙 쓰나미 현장
지구촌 최대 재앙 쓰나미 현장 지난해 말 성탄직후 남아시아를 할퀴고 간 쓰나미는 대재앙이었다. 슬픔이었다. 통곡으로 어울어진 참혹한 현장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채 당혹하게 만들었다. 순식간에 20만 명을 넘는 생명을 앗아갔다. 수백만 명의 이재민과 부상자를 냈다. 나는 기아대책 구호팀으로 그 지진 발생 현장에서 가장 가깝고도 가장 피해가 심하다는 곳 Banda ache 주를 1월초 방문하였다. 이 지역에서만 10만명 이상의 목숨을 잃었다. 전가족이 죽었는가 하면 남편을 잃고 자녀와 아내를 잃었다. 사망자 집계는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곳은 모스렘교가 인도네시아에 최초로 전해진 지역으로 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회교법인 샤리아법이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며 반군들이 가장 활발히 준동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정부군과의 [...]
[부부 클리닉] “여보 사랑해”
여보 사랑해 “당신, 나 사랑해?” 아내들의 물음이다. 아내는 남편이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당신 사랑해.” “당신 최고야.” “역시 당신밖에 없어.” 이런 정감 있는 말 한마디가 때로는 아내를 감격케 하고 행복케 한다. 모처럼 사들고 온 꽃 한 송이, 부드러운 말 한마디에 황홀할 정도의 행복을 느끼는가 하면 별것 아닌 말이나 행동에 상처받고 우울해 하기도 한다. 아내는 거창한데서 행복감을 느끼기보다 사소한 일, 자상한 말 한 마디, 이해해 주고 동감하며 인정해 주는 남편의 부드러운 말 한마디에 때로는 더 감격하고 눈물 흘리기도 한다. 그것을 모르는 데서 남성들은 무덤덤한 남편, 멋없는 남편으로 전락하고 있다. 짠돌이 남편들이여, 이제라도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표현하자. ‘사랑한다’는 말을 평생에 한 [...]
[부부 클리닉] “아빠,바빠,나빠”
젊은 날에는 고운 정,미운 정으로 살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연민의 정에 급기야 측은한 생각까지 든다. 왜 젊어서는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젊었을 때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덤벼들었어야 할 일도 이순에 이르니 ‘사는 데 지장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자’고 한다. 살을 맞대고 살아가면서도 생각과 감정이 다른 것이 부부다. 사랑과 미움과 서로 다른 정서와 욕구를 교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부부를 영원한 이방인이라고 표현한다. 서로 다른 것은 분명 축복이다. 그런데 그 다른 기질,다른 습관,다른 생각과 행동 때문에 부딪치고 엉키기도 한다. 싸움과 갈등,그것은 결혼생활에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가정의 행복은 거대한 담론보다도 사소한 일들의 모자이크다. 그 사소하고 작은 일들이 부딪치고 엉키면서 희로애락을 연출한다. 하나는 밖에서 외벽을 [...]
[부부 클리닉] 맞는게 없다고? 찰떡궁합이죠
우리 부부는 냉·난방조절 문제로 부딪치기도 한다. 더운 여름에 나는 차를 타면 에어컨을 켜야 한다. 그런데 아내는 그것을 끄라고 성화다. 나는 더위를 못 참는 반면 아내는 찬바람이나 선풍기 바람은 질색이다. 잠자는 것도 다르다. 나는 깡촌 출신이라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소위 종달새형이다. 그런데 내 아내는 서울 출신,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이다. 신혼초 그것 때문에 부딪치기도 했다. 밤이 깊었는데도 전혀 잘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때부터 일을 시작한다. 내가 “밤 10시인데 자자,빨리 자자”라고 조르면 먼저 자라고 한다. 내가 자야 할 시간인 밤 10시가 되면 눈동자가 번쩍거리고 생기가 나는 여자가 내 아내다. 나는 밤 10시가 되면 눈동자가 반쯤 풀려 비몽사몽 제 정신이 아니다. 또 나는 [...]
[부부 클리닉] 자녀 효도기간은 4세까지
자녀들은 부모가 쏜 화살이라고 한다. 부모는 활이고 떠나간 살은 돌아오지 않는다. 자녀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노년을 슬프게 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순회강연 중 만난 P박사. 그는 서울에서 일류대학을 나와 결혼을 하자마자 유학을 가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그곳에 정착한 사람이다. 그의 부모를 내가 안다. 귀국해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 소식을 전했다. 반가운 소식을 얼마쯤 듣다가 나온 말은 이것이었다. “그래요,우리 늙은이 둘이만 지금 살고 있어요. 둘이 살다가 하나가 먼저 세상을 떠나겠죠. 그리고 혼자 살다가 얼마 있으면 그마저 또 가야죠.” 너무나 의외의 대답이었다.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자신에 대한 한탄뿐이었다. 그 소리가 너무나 처량하게 들렸다.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오매불망 그 아들이 잘돼서 [...]
[부부 클리닉] 자상한 남편이 좋다
비교의식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 여자에게는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다.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것도 여자들이다. 강남의 집값을 올린 공로자들도 여자들이다. 비교편차 의식이 삶의 지평을 넓히기도 하지만 자기비하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내가 아는 J장로. 그는 헌신된 사람으로 귀한 일을 하고 있다. 나와는 여러 면에서 평생의 동역자이기도 하다. 그는 일의 추진력에 있어 탁월한 사람이다. 그러나 나처럼 깡촌 출신으로 투박한 모습에 세련미는 없다. 그는 아내에게 자상한 사람이다. 아내를 끔찍이 생각하고 소중히 여긴다. 얼마 전부터 아내를 위해 평생 설거지하기로 작정하고 실천하고 있다. 젊을 때 아내가 희생했으니 이제 아내를 위해 설거지 전담맨이라도 되겠다는 것이다. 가상한 일이다. 한번은 외국여행길에 그 부부와 나란히 옆자리에 앉게 [...]
[부부 클리닉] 바꿔 봐야 그 사람이 그 사람
외도심리에 쿨리지 효과라는 것이 있다. 미국의 대통령 부부 일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새로운 파트너에 대한 기대와 설렘,짜릿한 동물적 심리이다. 부부가 아닌 다른 사람,새로운 사람을 멀리서 보면 다 좋아 보이는 것이다. 한번은 어떤 여인이 내 아내에게 말했다. “좋으시겠어요,좋은 남편하고 사니 행복하시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내가 말했다. “뭐요,행복요? 한번 같이 살아보실래요?”해서 웃었다. 남 보기에는 좋아보이는데 살아보아야 알지.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이혼과 재혼을 8번이나 했다. 상대는 세기적 배우,사업가,예술가 등 다양했다. 트럭 운전수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와 살고 있는가? 강아지 한 마리와 살고 있다. 그렇게 좋아보이던 상대도 친밀한 관계가 되고 나면 매력도,사랑도 시들해진다. 무덤덤하고 무관심한 배우자! 배우자로서 뭔가 채워지지 못 한다고 느낄 때 어쩌다 만난 사람이 [...]
[부부 클리닉] 사랑은 허물을 최대한 덮어주는것
약점 없는 사람은 없다. 결혼초 아내의 이런저런 점을 고쳐보려고 시도했다. 잔소리도 해보았다. 그것이 갈등이었고 불만이었다. 어느날 기도하다가 갑자기 깨달음이 왔다. “얘야,30여년동안 나도 못 고친 것을 네가 어떻게 고치려고 그러느냐. 너나 한번 고쳐 보아라.” 결국 내가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내가 변하니 상대가 변했다. 신혼초 어떤 사람이 상대방을 내 입맛대로 길들이기 5개년계획을 세웠다. 1차 연도에서 5차 연도까지 계획에 따라 배우자를 바꾸어보려고 장?단기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그 가정은 파경 직전까지 가고야 말았다. 상대를 변화시키려고 하면 할수록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사람은 길들이는 존재가 아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상대가 자기 입맛대로 해주기를 바란다. 자기밖에 모른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다. 잘하는 것은 기본이니 당연하다. 못하는 [...]